여·야·철도노조 합의에 따라 철도파업 철회
여·야가 수서발 KTX 민영화 문제를 다룰 국회 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철도노조가 12월 30일 오전 철도파업을 철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지난 9일 파업을 시작한지 22일 만이다.
그러나 코레일 사측에 노조원 징계와 고소·고발 등의 문제를 논의하는 교섭회의를 열자고 한 철도노조의 요구와 달리 코레일 측은 파업 노조원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노사 간 최종 합의에 진통이 예상된다.
조계사 피신한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현재 경찰에 수배 중인 노조 지도부의 거취는 오늘 오후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조계사로 피신한 박태만 철도노조수석부위원장(사진)은 파업 철회 소식이 알려진 직후 교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후 거취에 대해서는 내부 의견의 수렴을 통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부위원장은 “조계사에 계속 있을지 여부도 전체적으로 의견 수렴이 안 된 상태로, 자진 출두를 해서 정리해야 할지 징계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지도부의 일부가 남아야 할지 오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조계사와 조계종에 거듭 감사의 뜻을 밝혔다.
그는 “조계사에 있는 동안 철도 민영화가 노동자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적 문제이고 우리 시대의 문제라는 것을 종교와 노동계가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복’이고 운도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업이 끝나더라도 정리해야 할 일은 산재해 있다. 박 위원장은 “파업을 철회하고 직장으로 들어가면 차량 정비라던가 직장 분위기라던가 직장 내에서 할 일이 많아 조합원들은 더 바빠질 것”이라며 “노동조합이 원하는 만큼 만족스럽게 협의한 것은 없지만 정부와 국토부가 우리와 회사에 한 약속이 어떤 식으로 지켜지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조계사에 들어와 고맙고 다행이다. 배려를 잘 해줘서 부족함 없이 지냈다”며 “들어와서 맨 처음에 한 이야기처럼, 모든 문제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 풀려야 하지, 강제적으로 풀리는 것은 일시적인 중단일 뿐 또 터진다는 말이다. 양보와 소통을 해서 방법을 잘 찾아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조계종 화쟁위, 즉각 환영 논평
한편 코레일 노사 문제의 중재를 자청했던 조계종 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 스님)는 철도파업 철회 발표에 즉각적으로 환영 논평을 발표했다. 화쟁위는 철도문제를 극적으로 타결한 당사자들에 대한 감사와 함께 국민통합적 관점에서 대화를 진행해주기를 당부했다.
화쟁위는 “그동안 쌓였던 노사 양측의 앙금도 크고 풀어야 할 문제도 적지 않겠지만, 그렇더라도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된 만큼 노사정이 서로를 존중하고 의견을 경청하면서 지혜로운 해법을 찾아낼 것이라 믿는다”며 “상대를 비난하거나 법적 도덕적 책임을 추궁하는 대신, 사회통합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입장에 부응하여 서로를 이해 존중하면서 대화에 임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박태만 수석부위원장 격려방문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오후 1시 20분경 조계사 극락전을 찾아 박 부위원과 노조원들을 격려 방문했다.
자승 스님은 이 자리에서 “여러가지 어려움과 고생이 많다. 하루속히 원만히 해결되어 가족 품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며 “오늘 3시경 종교계 대표자들이 모여 상의를 하려 했으나, 상황이 급변하면서 신년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여러분의 뜻이 잘 이루어지기를 기도하겠다. 계시는 동안 건강 잘 챙기시고 기도 잘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계사 극락전에 머물고 있는 철도노조원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조계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