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관사 출토 유물의 소유권을 국가귀속으로 판정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매장분과 심의 결과에 조계종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조계종 문화부는 12월 24일 “진관사 출토 성보의 소유권 판정 심의 결과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진관사 출토 성보의 소유권이 조계종 진관사에 있음을 명확히 할 것과 사찰 출토 성보의 소유권 판정 및 국가귀속 절차에 대한 현행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2010년 12월 종료된 진관사 유적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유물은 암수막새 51점, 기와류 121점, 자기류 84점, 금동불입상 2점, 기타 잡상, 비석편, 용두 등 14점을 포함한 총 272점으로, 서울시 발굴매장문화재 공고를 통해 국가귀속이 안 된 것으로 올해 5월 확인됐다.

이에 진관사는 올 7월 시행된 매장문화재 재공고에 소유권 판정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문화재위원회 매장분과는 지난달 22일 열린 심의에서 진관시의 소유권 판정 신청을 부결했다. 제출된 소명자료로는 진관사 소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진관사는 소유권 판정 재심의를 요청했지만 12월 20일 재심의 결과에서도 부결 판정을 받았다.

현행 출토 유물의 소유권 판정은 문화재위원회 심의 후 문화재청장의 심의를 통해 이뤄는 만큼, 진관사 출토 유물은 사실상 국가귀속을 목전에 두고 있다.

조계종 문화부는 문화재위원회 심의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회암사 출토 유물과 월정사 출토 유물 소유권 확인 소송에서 회암사와 월정사가 승소, 출토 유물의 소유권을 갖게 된 판례가 있기 때문에 문화재위원회의 판단이 사법기관(법원)의 기존 법리적 판단과 상치되며, 더구나 진관사 이전인 고려 초 신혈사라는 사찰과의 연속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계종 문화부는 매장문화재 제도와 관련해 “국가귀속 절차는 무주물, 유실물에 대한 귀속 절차임에도 소유권이 명확하다고 판단되는 사찰 출토 유물에 대해 이를 준용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매장분과 문화재위원회는 문화재의 가치판단에 대한 전문성은 있지만 법리적 판단이 요구되는 소유권 판정 심의에는 적합하지 않다”며 현행 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조계종 문화부장 혜일 스님(사진)은 입장문을 통해 “이 결정은 지난 4년간 문화재위원회 매장문화재분과에서 부인사, 비로사, 인각사, 심곡사 출토 유물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한 사례에도 반하는 것으로 문화재위원회의 전문성과 권위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며 “우리 종단은 서울시의 미숙한 행정처리, 문화재청의 사법적 판단을 부정하는 행정처리, 문화재위원회의 졸속하고 부당한 결정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진관사 출토유물 272점은 현재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