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스님 “대승의 가치 구현에 앞장서겠다”

“한국불교가 지닌 대승(大乘)의 가치를 실제 구현해야 할 역사적 의무, 시대적 소명을 앞장서 실행하고 이루어내겠습니다.”

제34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11월 8일 조계사에서 취임식을 거행했다. 자승 스님은 2천여 명의 사부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앞으로 정해진 소임 기간 동안 종도와 종단, 우리 사회를 위해 조금도 게을리 하지 않고 정진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제34대 집행부 중점 사업인 ▲중앙종무기관과 지방종정기관의 균형 ▲종도 참종권 확대 ▲승려복지 ▲조계사 역사문화공원 조성에 진력하겠다고 천명하고, 향후 4년간 이웃과 함께 하는 조계종으로 더욱 활발한 사회 참여 활동에 나서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자승 스님은 “지난 시간의 성과와 한계,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한국불교와 조계종단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도록 하겠다”며 “종도와 사부대중, 국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지원과 협력, 냉철한 조언과 경책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조계종 전 교구본사를 대표한 동화사 주지 성문 스님과 우바새·우바이를 대표한 전준호 대한불교청년회장·박지연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장이 자승 스님에게 화환을 전달했다. 노동자를 대표한 김득중 쌍용자동차 노동자회 지부장도 감사와 축하의 꽃다발을 건넸다.



제34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취임식이 8일 조계사에서 열렸다.



김득중 쌍용자동차 노동자회 지부장은 소외계층에 자비의 손길을 내민 자승 스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축하꽃다발을 건넸다.

“불교는 화합이 근본이니 원융화합 이루라”

이날 취임식의 증명법사인 조계종정 진제 스님은 법어를 통해 종도들의 화합을 당부했다. 진제 스님은 “오늘 자승 총무원장 스님의 취임을 경하하노니, 종단의 화합과 종풍선양을 실천하라”며 “불교는 화합이 근본이니, 행정수반인 자승 총무원장 스님을 중심으로 이(理)와 사(事)가, 승과 속이 원융화합을 이뤄 존경받는 한국불교가 되고, 선풍을 크게 날려 남북통일과 세계평화, 인류의 화목을 성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로회의 의장 밀운 스님은 “이미 제33대 총무원장을 역임하여 종단 대소사의 문제점을 잘 파학하고 계시리라 믿는다”며 “현실에 맞는 승가청규를 제정해 청정한 승풍을 진작하고, 투명한 사찰 운영을 통해 불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승가복지를 통해 스님들이 더욱 수행에 정진할 수 있도록 하며, 이를 통해 불교와 종단이 시대의 요구의 조응하고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격려했다.

유럽을 순방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을 통해 취임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4년 동안 자승스님께서는 원융무애의 지혜로 불교계의 화합과 우리 사회의 통합을 이끌어 오셨다”며 “‘믿음은 능히 지혜의 공덕을 증장시키며, 능히 부처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는 화엄경의 말씀처럼 총무원장 스님의 큰 원력이 우리 사회의 신뢰와 화합을 이룩해 나가는 중심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덕담했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종단의 화합을 이루라"고 당부했다.

“방향성 없는 종단 전면적 혁신” 당부

종회의장 향적 스님은 자승 스님에 불교 개혁에 앞장설 것을 주문했다. 향적 스님은 먼저 “개혁종단이후 처음으로 총무원장 재임에 당선되신 것에 다시 한 번 축하를 드린다”고 말하고, “94년 개혁종단 이후 종단은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20년이 경과한 오늘에 와서는 종단의 제도와 시스템은 많은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며 “규모는 커졌지만 내용이 부실하며, 역동성이 있지만 방향성이 없다. 전면적인 혁신인 필요하다”고 간언했다.

이웃종교 천주교에서도 자승 스님의 취임을 축하했다. 자승 스님과 사부대중에 합장으로 인사한 천주교 광주대교구 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는 “어려운 길을 걸으실 자승 스님께 미력하나마 수행의 도반으로서 함께 하겠다는 저의 마음을 선물로 드리고 싶다”며 종교간 우의를 다지고 “국민의 정신문화를 향도하고 고통 받고 소외된 이웃을 향해 무연자비의 가르침을 적극적으로 실천하시겠다고 하신 스님의 가르침과 실행은 이 시대에 큰 희망의 빛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박원순 서울특별시장과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 스님, 이기흥 중앙신도회장, 정갑윤 국회장각회장 등이 자승 스님의 취임을 축하하는 축사를 했으며, 취임식은 “우리 종단 구성원 모두가 하나로 화합하여 불교중흥의 기틀을 마련하게 하고 사회의 어둡고 불편한 곳에 자리한 중생들에게 불교와 종단이 희망의 등불이 되게 해달라”는 전국비구니회 송운 스님의 발원문 낭독으로 마무리 됐다.



자승 스님은 2천여 명의 사부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불교의 대승 가치 구현아 앞장서겠다"고 발원했다.

한편 이날 취임식에는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윤선 여성가족부장관,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유민봉 청와대불자회장, 모철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변영섭 문화재청장,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 등 정치계 인사와 이웃종교의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 박남수 천도교 교령, 한양원 민족종교 회장과 이웃종단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 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도정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 정사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