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대륜불교문화원과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의 2013년 하반기 학술대회가 ‘금강산 유점사와 경성포교당 법륜사’를 주제로 11월 1일 사간동 불이성 법륜사 경내에 소재한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1층 강당에서 열렸다. 불이성(不二城)이란 사간동 법륜사가 금강산 유점사와 둘이 아니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선후기 유점사의 법맥과 수행전통의 가치’를 주제로 첫 발제에 나선 오경후 박사(한국불교선리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유점사는 중국보다 빠른 불교전래설과 함께 대성이 상주하고 있다는 금강산의 불교전통으로 불교가 극심하게 탄압받고 있었던 조선시대에도 여전히 관심과 지원의 대상”이었다며 “조선전기 역대 왕의 유점사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조선후기에도 지속되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유점사는 왜란과 호란 이후 표훈사와 신계사, 건봉사와 함께 청허와 그 제자들의 대표적인 수행처로 자리잡았다”고 사료를 통해 밝혔다.



오경후 한국불교선리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조선 후기 유점사의 법맥과 수행전통의 가치'를 주제로 한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유점사의 법맥은 대체로 청허의 제자가운데 유정, 법견, 언기의 문파가 대를 이어 계승하였다고 밝힌 오 박사는 “유점사 승려들의 수행전통은 청허 휴정이 확립한 경절문을 중심으로 한 선수행을 가장 상위에 두었지만 화엄경, 금강경, 원각경과 같은 교학연구에도 소홀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이른바 선교겸수의 합일도 중요시 했다는 특징이 있었다는 것이다.

오경후 박사는 “조선후기 유점사의 법맥은 청허계의 사자상승이었고, 그 수행전통 역시 선교학의 겸수와 염불수행 경향이 유행하였지만, 임제선풍이 가장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교학과 염불 역시 그에 기초한 것이었다”고 결론지었다.

안덕암 스님과의 인연으로 한 때 유점사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다는 박영하 거사(관악산 성주암 신도)는 청중 발언을 통해 “유점사는 한 해 농사의 수확이 4000석에 이르렀으며, 유점사 법당의 주불은 53불이었고, 절 이름처럼 느릅나무 불단이었으며, 법당 마루 아래에는 연못이 있어서 용이 살았다는 전설을 입증하고 있었다”며 “그 용이 지금 금강산의 구룡연으로 간 용”이라고 소개했다. 박 거사는 “자신이 유점사에 있었던 시절에만 해도 스님들이 300명 거주한 우리나라 최대의 사찰”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이밖에도 ‘유점사 범종의 제작시기와 발원 계층’(김수현 고양시청 학예연구사), ‘조각승 여찬의 활동과 불상 연구’(최선일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서울 법륜사 오층석탑에 대한 고찰’(엄기표 단국대학교 교수)의 논문에 발표됐다.

세미나에 앞서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 스님은 축사를 통해 “오늘 세미나는 경성포교당을 개설한 박대륜 대종사의 유지를 받들고 남북의 문화유산 연구를 통한 선 조사스님들의 교류와 민족의식을 재확인하여 평화적인 교류와 민족 화합의 염원으로 개최되는 뜻 깊은 불사”라며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민족공동체로서 남북의 불교발전과 교류에 큰 진전을 다지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원한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