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법 문제로 조계종 총무원과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는 재단법인 선학원(이사장 법진 스님)이 조계종과의 협상 결렬에 대비해 독자 종단 전환의 채비를 하나하나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학원은 지난 6월 12일 열린 이사회에서 부산 금정사를 선학원 교육·수계도량으로 지정하는 것을 공식 결의했다. 재적 14인 가운데 12인의 이사가 참석해 열린 이날 이사회는 법인법과 관련 조계종단에서 향후 규제를 가해올 경우를 대비해 금정사 교육·수계도량 지정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사회의 교육·수계의 구체적인 운영과 관련해서는 향후 전문가의 조언과 심도 있는 검토를 통해 실시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6월 12일 열린 선학원 이사회 장면. 사진=불교저널 캡쳐


선학원 지난 5월 열린 이사회에서도 조계종의 규제에 대비해 ‘승려법’을 제정을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려법 제정은 조계종단에서 승려 자격 등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독자적으로 승적을 발급하고 선학원 소속 승려로서의 활동 전환을 위한 예비적 조처로 보인다.

선학원의 한 관계자는 “승려법 제정과 교육·수계도량 지정은 물론 조계종과의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계단법 제정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혀 조계종이 추진하고 있는 기존 법인법을 끝내 강행할 경우 사실상 독자종단의 길을 갈 것임을 내비쳤다.

선학원 이사회의 이같은 조치는 조계종단이 공언한대로 소속 승려의 교육 및 수계, 승려자격 등에 불이익을 받을 것에 대비한 것으로, 교계는 분종으로 가는 수순으로 해석하고 있다.

6월 12일 이사회는 또 7월 중 지역별 중진분원장 회의를 열어 이사회가 결의한 ▲법인법을 전제로 한 조계종과의 대화에는 응하지 않는다 ▲2002년 합의사항을 준수하라 ▲정혜사와 간월암을 원상회복하라는 내용을 주지시켜 나갈 것도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