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법만스님)는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기후위기 시대를 극복하고 생명평화 세상을 이루기 위한 염원을 담아 <생명 중심 사회만이 기후재난의 시대를 넘을 수 있다>는 정책제안서를 각 후보와 정당에 발송했다. 

또한 정치권에서 불교계 주요 인사를 찾아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예상되어 불교환경연대에서 제안하는 정책제안서를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및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과 25교구본사에 발송하여 대통령 후보와 정당에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개발 대신 생명을 선택’ 할 수 있도록 힘써 주길 부탁했다. 

부처님의 생명존중과 소욕지족의 가르침으로 기후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첫째, 생태계를 파괴하는 개발 대신 생명을 선택하라”는 슬로건으로 모든 생명의 살아갈 권리를 명시하는 헌법개정과 공장식 축산 및 대규모 살처분 정책을 백신정책으로 전환할 것과 신공항 개발계획,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 등 무분별한 개발을 멈출 것과 4대강 보 해체을 요구하며 이를 공약으로 채택하도록 요구했다.

▲둘째,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상향하고, 공공재생에너지를 확대하라”는 슬로건으로 핵진흥정책 폐기와 안전하고 완전한 탈핵을 위한 법제도 마련,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하고 기후정의법 제정하고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주장했다. 또한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고 공공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위한 법과 제도마련을 요구했다.

▲셋째, “소욕지족하며 생명을 돌보는 사회로 전환라라”는 슬로건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규제하고 플라스틱 감축 계획 수립과 탈플라스틱 정책을 강화하고, 산업성장주의 경제에서 순환·돌봄 경제로 전환하고, 소농중심의 생태농업을 통한 지속가능한 농업정책으로 전환하고 채식을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제도 마련을 요구했다.

아래는 제안서 전문이다.

불교환경연대 정책제안서

대통령 후보와 정당에 바란다.

생명 중심 사회만이 기후재난의 시대를 넘을 수 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보살마하살들은 마땅이 이와 같이 그 마음을 항복받아야 할 것이니, 이른바 온갖 중생들, 곧 난생. 태생. 습생. 화생의 중생과 형태가 있는 중생. 형태가 없는 중생. 생각이 있는 중생. 생각이 없는 중생.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닌 중생 모두를 무여열반에 들어 해탈하게 하느니라. 

<금강경>

1. 생태계를 파괴하는 개발 대신 생명을 선택하라!   

자연의 모든 존재는 연결되고 상호의존적인 연기적 존재이며, 함께 살아가는 생명공동체의 구성원이다. 자연의 구성원이자 일부인 인간이 자기 삶의 주인이듯이, 자연도 자기의 주인으로서 그 자신의 모습대로 존속하고 살아갈 권리가 있다. 따라서 하찮은 생명은 어디에도 없다. 현재 인류는 100만종의 생물종을 멸종위기에 내몰았다. 기후재난 시대를 살아내는 방법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생뿐이다. 지금 우리의 선택과 행동이 살아남은 우리 모두의 생사를 결정할 것이다. 

1) 모든 생명은 살아갈 권리가 있다.  

모든 생명의 생존을 보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헌법에 모든 사람과 더불어 모든 생명이 기후위기 시대에 안전한 조건 속에서 살아갈 권리를 명시해야 한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세대와 모든 생명의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는 생태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한다. 자연의 모든 존재는 그 자체로 가치 있고 고유한 존재 목적을 지니며, 자기실현의 권리가 있다. 이러한 자연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공장식 축산은 동물 학대와 환경 파괴, 식품 안전 문제를 유발하는 구조이다. 국회는 동물복지를 강화하고, 공장식 축산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반복되는 대규모 살처분은 비효율적이며 비윤리적이다. 국회는 생명 존중을 바탕으로, 살처분 대신 백신 접종 중심의 과학적 방역체계와 예방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2) 신공항 개발계획 백지화해야 한다.

15개의 공항이 있는데 또다시 10개의 신공항개발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그중에는 새만금, 가덕도, 제주 제2공항 등 무안공항보다 수백 배 조류충돌 위험이 높은 곳도 많다. 기후위기시대에 탄소배출이 높은 항공기 수요를 줄여야 하는 것은 자명한데 오히려 더 많은 항공수요가 있다고 부풀리고 경제성이 없는 것을 경제성이 있다고 우기며 위험한 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생태계를 파괴하면서 왜 공항을 그토록 지어야 하는지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무안공항 제주항공 사고로 무려 17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났음에도 여전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뒤로한 채 거짓 경제성을 앞세우며 밀어붙이고 있는 신공항 개발 계획은 멈추어야 한다. 정치 포퓰리즘으로 시작된 불필요한 신공항 건설을 중단하고, 기존 공항의 노선도 재검토해서 기후위기 시대에 맞게 합리적,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3)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 등 무분별한 개발을 멈춰야 한다.   

생물다양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보호구역을 더욱 확대하고 보호정책을 강화해야 함에도 국립공원 내에 케이블카를 설치하여 멸종위기 동식물의 삶을 유린하는 행위는 멈춰야 한다. 지금도 전국에 설치된 41개 관광용 케이블카가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전국 16곳에 케이블카 추정예산이 1조 5000억 원에 이르고 있으니 국민의 혈세 낭비에 다름 아니다. 특히 울산 신불산케이블카는 제15교구본사 통도사가 위치하고 있어 수행환경과 자연환경을 수호하기 위한 경남지역 불자들과 전국의 불교환경연대는 반대 입장을 수차례 천명하고 케이블카 백지화 투쟁을 하고 있다. 대통령 후보는 케이블카 건설 백지화를 공약해야 한다. 

또한 기후위기를 빌미로 대규모 환경파괴와 지역주민의 삶터를 유린하는 기후위기대응댐 건설도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새만금도 마찬가지다. 새만금 호의 오염으로 새만금 안쪽에서는 생명이 죽어가고 있으며, 새만금 밖에서 어업을 하는 어민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 새만금 상시해수유통으로 새만금 호의 수질을 개선하고 어민들의 어업권을 보장해야하며, 아직 남아 있는 수라갯벌과 해창갯벌을 다시 갯벌로 살아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 4대강 보를 열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강을 살린다는 거짓말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대표적인 토건 사업인 4대강 사업이후 강은 썩고 강에 살던 생명들이 죽임을 당했다. 4대강을 다시 살리는 방법은 보를 열어 강물을 흐르게 하는 것뿐이다. 고인 물이 썩는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강물이 흘러야 강에 생명이 살 수 있다. 지구가 뜨거워지는 기후위기시대에 녹조는 오염원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는 효과적이지 않으며 흘러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해마다 심각해지는 녹조는 강에서 살아가는 생명들만 죽이는 것이 아니라 농산물을 통해 국민의 식탁을 위협하고 호흡기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해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4대강 보 해체를 공약했으나, 임기 중에 겨우 금강과 영산강 보 처리 방안을 결정하는 데 그쳤다. 그마저도 윤석열 전대통령에 의해 뒤집어져서 아직까지 보를 단 하나도 해체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통령 후보는 4대강 보 해체를 공약하고 취임 즉시 주요정책과제로 두고 반드시 임기 내에 16개의 보를 해체하고 강을 다시 살려야 할 것이다.

2.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상향하고, 공공재생에너지를 확대하라.  

 위험한 원전을 새로 짓는 대신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전력수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강화하고, 정의로운 탈석탄과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기후정의를 실현해야 한다. 

1) 핵 진흥정책 폐기하고, 안전하고 완전한 탈핵을 위한 법제도를 마련하라. 

2011년, 가까운 일본 후쿠시마에서 대지진과 해일로 인한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로 인해 원자력발전소는 물론이고 지역 일대가 폐쇄되고 주민들은 강제 이주를 해야 했다. 그리고 2년 전부터 방사능에 오염된 핵폐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이로써 원자력발전의 안전성을 장담할 수 없으며 그 피해는 가히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을 전 세계가 알게 되었다. 정부는 일본이 방사능에 오염된 핵폐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핵테러를 막아야 한다. 그리고 수명이 다한 위험한 노후원전은 패쇄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26기의 원자력만으로도 밀집도가 세계 최강이다. 신규원전확대정책을 폐기하고 안전하고 완전한 탈핵을 위한 법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2)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하고, 기후정의법을 제정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8월 29일 아시아 최초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면서,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중장기 목표를 정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제8조 제1항이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대통령 후보는 탄소중립 목표를 상향 수립해야 한다. 또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에 기후위기의 책임을 의무화하고, 피해당사자의 참여를 보장하는 <기후정의법>을 도입해야 한다. 또한 탤핵과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고 이해당사자의 참여를 늘린 새로운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3)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고, 공공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이뤄야 한다. 

우리나라 온실가스의 배출량 중 33%는 전력생산 부문에서 발생한다. 그 중 73.3%(2021년 현재)가 석탄발전소에서 발생하므로 석탄발전소를 조속히 폐쇄하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석탄발전소 노동자들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일 할 수 있도록 재교육, 재배치하는 정의로운 탈석탄 재생에너지전환법이 필요하다. 또한 태양과 바람은 우리 모두의 것이며 고지서를 보내지 않는다. 태양광 발전과 풍력발전으로 발생하는 이익을 특정기업이 독점하지 않고 지역 주민들의 삶을 향상하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기본법이 필요하다. 

3. 소욕지족하며 생명을 돌보는 사회로 전환하라.  

경쟁과 이윤이 만들어낸 거대한 산업사회는 기후위기를 야기하여 인류와 지구생명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협하고 있으며 재난이 일상화되어 지금 당장 현실적인 위험요인이 되었다. 사회적으로도 불평등 심화, 실업, 공동체의 붕괴, 높은 자살율 등 복합위기로 사회의 지속가능성까지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소비가 아니라 서로를 돌보는 연결이다.  

소욕지족은 불교 수행자들을 위한 가르침을 넘어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생태윤리로 사회화 되어야 한다. 소욕과 지족을 통해 스스로도 행복하고 사회적으로도 과소비를 끊고 꼭 필요한 만큼을 생산하고 소비하며 생명을 돌보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1) 1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적 협력에 적극 나서야한다.    

전국 곳곳에 불법 쓰레기 산이 방치되어 있고, 지역에서는 쓰레기소각장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으며, 바다에는 우리나라 크기만큼의 쓰레기 섬들이 있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개인적 실천을 넘어서 모든 상품을 생산과정에서부터 재사용이 가능한 원료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오래 쓰고 고쳐 쓸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일회용품에 대한 사용을 규제하고, 이를 상용화하기 위한 단계적인 감축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화석연료에 기반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국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2) 산업성장주의 경제에서 순환·돌봄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  

기후위기는 근본원인인 산업성장주의 경제를 넘어설 때 가능하다. GDP 성장을 목표로 자연을 파괴하고 자연의 회복력을 초과하여 지속불가능한 성장주의 경제시스템을 버리고 자연과 조화로우면서도 복지를 높이는 순환･돌봄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공공재를 보호하고 확대하며 생산과 소비의 영역을 긴밀하게 연결시킬 수 있는 사회적 경제를 확대하면 노동과 화폐경제에 대한 의존성을 낮추게 되고 돌보는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령화와 기후재난시대에 돌봄은 우리 시대의 중요한 과업이다. 시장경제 안에서의 시장화, 외부화 된 돌봄을 넘어 인간의 삶을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핵심적인 활동으로 돌봄이 자리매김 할 때 인간다운 삶, 행복한 삶도 가능할 것이다. 

3) 생태농업을 통해 안전한 먹거리를 보장해야 한다.   

지금의 산업농은 땅을 착취하고 땅의 생명력을 죽이는 농업으로 지력이 약해지고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이 줄어들어 지속불가능하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서는 생태농업이 정착되도록 농업정책이 전환되어야 한다. 소규모 자영농이 자리잡을 때 농촌지역의 지역소멸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대농, 산업농 중심의 농업정책은 소농, 자연농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농민기본소득법이 제정되면 젊은 층의 귀농인구를 유입할 수 있어 지역소멸 우려도 극복할 수 있다. 

산업농의 대표인 공장식축산도 동물권의 측면에서 크게 변화되어야 한다. 자연이 건강하면 건강한 먹거리가 가능하고 우리의 건강도 지켜진다. 공장식축산을 생태적으로 전환하려면 육류소비를 줄이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채식선택권을 늘리고 채식을 시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되어야 한다.

불기 2569(2025)년 5월 14일

불교환경연대,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부산불교환경연대, 울산불교환경연대, 전북불교환경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