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의사와 관계없이 종교의식을 거행하는 종교계 사학이 80% 이상이며, 종교교과 수강선택의 자유가 없는 학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종교자유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전국 중·고생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종교에 의한 차별실태와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응답자 중 절반을 차지하는 712명의 학생이 종립학교에 재학하고 있으며 그 중 개신교계 사학이 51.1%, 불교계가 20.9%, 가톨릭계가 17.2%, 원불교계가 4.4%를 차지했다. 조사대상 학생의 종교는 불교가 12.0%, 개신교가 26.7%, 가톨릭이 9.6%를 차지했으며, 종교를 갖지 않은 경우가 46.3%로 가장 많았다.

종립학교 가운데 종교의식을 거행하는 종교는 가톨릭 85.1%, 불교 84.8%, 개신교83.8% 순이었으며, 불교와 개신교는 언제나 종교의식을 거행한다는 응답자가 각각 70.5%와 63.6%를 차지했다.

입학식·졸업식에서의 종교의식이 학교에 의해 공식화된 경우는 개신교 91.9%, 불교 97.9%, 가톨릭 92.6%, 원불교 73.7%, 천도교 100%, 통일교 75% 등으로 대부분 학교에서 치러지고 있다.

종교교과목에 대한 설문도 이뤄졌다. 종립학교 중 개신교 31.7%, 불교 13.8%, 가톨릭 8.5%가 종교교과가 개설돼 있다고 답했고, 수강선택의 자유가 없다는 응답은 개신교 68.4%, 가톨릭 60.3%, 불교 40.4%로 나타났다.

대체교과목의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는 학교는 불교 사학이 50.2%로 가장 많았으며, 대체교과목 선택이 자유롭지 못한 경우는 개신교가 26.8%로 가능 높았다. 응답자들은 출석·수업태도 등에 대한 기준이 엄격하거나 과제물이 종교교과보다 많으며 학교가 폐강을 유도하는 등의 이유에서 대체교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학생의 종교교육 선택권에 찬성한 응답은 불교계 사학교사 67.7%, 개신교 사학교사 69%, 가톨릭계 사학교사 80%로 나타났고, 종교교육 금지에는 개신교 사학교사 11.9%가 찬성을, 57.2%가 반대했다. 가톨릭은 찬성 없이 90.0%가 반대했다. 불교 사학교사는 14.7% 찬성, 44.1%가 반대했다.

학교 내 종교활동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14.5%에 그쳐 불만족한다는 34.5%의 응답의 절반 수준에 미쳤다. 불만족하는 이유는 ‘원하지 않아서’, ‘흥미가 없고 지루해서’, ‘종교가 달라서’, ‘공부할 시간을 빼앗겨서’ 등이었다.

보고서는 “종립학교는 종교가 설립이념과 존재의 근거라는 점과 학생이 학교에 입학하면서 교육이념과 학칙에 따른 교육에 동의했다는 점을 들어 종교교육을 실시하지만 종교의식 참여, 교리교육 등을 학생의 진지한 의사에 반해 실시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특히 “학교에 강제 배정된 경우 학생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종교교육을 하는 것은 학교생활에서의 불이익 등을 수반하게 된다”며 “학생의 인격적 성장을 위해 자유로운 사고와 종교적 다양성을 누릴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종교차별을 방지하기 위해 ▲학교교육에서의 종교적 차별 기준 마련 ▲대체과목 개설 등 종교교육 선택권 보장 ▲종교의식 참석 강요 금지 ▲입학 후 일정 기간 내 전학 가능 제도 도입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