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진행자 스님들 대부분이 불교방송 이사장 영담 스님과 전화 한 통화 한 일이 없는 스님들인데, 진행자 스님들을 영담 스님의 추종자로 몰아붙이고, 기자회견까지 열어 삼보를 모독한 것에 대해 이채원 사장의 사과와 퇴진 요구를 했는데도 꿈쩍도 안하고 있으니, 진행자 스님들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은 방송 거부밖에 없었다. 그래서 스님들이 모여 방송 거부의 의견을 모았다. 또 방송국 직원 가운데 자기편이 아니면 징계하고, 해고하고, 지방으로 보내는 등 화합을 깨뜨리는 일을 스님으로서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 -불교방송 프로그램 진행자 스님들
“진행자 스님들의 방송 진행 중단 사태에 대해 불교방송 임직원 일동은 크나큰 충격과 함께 우려를 표하는 동시에 청취자와 사부대중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 방송 전파는 공공의 자산이고 종교방송인 불교방송 또한 공공방송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왔다고 자임하기 때문에 오늘 사태는 그야말로 진행자가 방송을 개인화, 사유화하려는 행동으로서 그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불교방송 기획관리국장

지난 2월 26일 불교방송 이채원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입장을 발표하고 있는 불교방송 프로그램 진행자 스님들. 미디어붓다 자료사진.
마가, 성전, 자용, 정목, 정안, 주석, 지연 스님 등 불교방송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7명의 스님들이 불교방송 사장의 사과와 퇴진, 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3월 13일부터 방송 진행을 거부에 나섰고, 불교방송은 이를 방송의 사유화·개인화라고 공개 비판하고 나서는 등 불교방송 내부 갈등의 파장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불교방송 내부의 반목과 불화 사태는 자칫 불교방송 이채원 사장을 중심으로 한 현 경영진과 진행자 스님들 및 진행자 스님들을 옹호하는 비주류 직원들 간의 정면충돌 형국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또한 3월 중순 열리는 조계종 중앙종회에서도 불교방송 내홍 문제가 안건으로 채택되는 등 ‘삼보 모독 의혹 및 종교 정체성 문제’ 등으로 문제의 핵심에 있는 불교방송 이채원 사장의 퇴진 여부가 종단 현안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방송 진행자 스님들은 오는 3월 21일(목) 오후 2시부터 불교방송이 입주해 있는 마포 다보빌딩 3층 법당(법당 사용이 불가능할 경우 다보빌딩 1층 현관)에서 불교방송 청취자들이 참여하는 ‘불교방송 정체성 회복을 위한 법회’를 열기로 해 파장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불교방송 프로그램 진행자 스님들이 일제히 방송 중단을 결행한 것은 방송사상 초유의 일이다. 불교방송 프로그램 진행자 스님들의 방송 진행 중단 선언은 ‘행복한 미소’ 프로그램 진행자인 성전 스님이 13일 오전 9시 5분 생방송을 통해 처음 공표했다. 성전 스님은 이날 방송을 통해 방송 중단 및 오는 3월 21일 예정된 ‘불교방송 정체성 회복을 위한 기원대법회’ 소식을 청취자에게 알렸다. 성전 스님은 “오늘이 방송 마지막 날”이라며 “오늘을 기점으로 불교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스님들은 출연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진행하는 주석 스님도 전날 SNS 등을 통해 ‘방송중단’ 소식을 주위에 알렸다. 주석 스님은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사랑하는 분들께 알려드린다. 불교방송 이채원 사장이 삼보폄하 발언과 종교의 정체성, 진행자 스님들의 해명을 촉구하는 질의 성명에도 답변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개진행자로 치부해 버리고 무시하는 언사를 지금도 하고 있고, 이에 진행자 7명은 사장 해임이 결정될 때까지 방송거부 정진을 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불교방송은 갑작스런 스님들의 프로그램 중단 선언과 관련 새로운 스님 진행자들을 물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프로그램 개편을 최대한 앞당기는 안을 검토하는 등 방송 공백에 따른 대책을 강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불교방송측은 또 13일 오후 ‘불교방송 진행자 스님들의 방송 진행 중단 사태에 대해 사과드립니다’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봉래 기획관리실장 명의로 발표된 입장문에서 불교방송은 “‘사랑하는 불교방송 진행을 접습니다’라는 불교방송 프로그램 진행자 스님 일동 명의의 발표문이 오늘 발표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진행자 스님들은 한마디로 불교방송이 불교 방송이 아니라며 이채원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고 이와 관련해 라디오 프로그램 ‘행복한 미소’를 진행하는 성전스님은 오늘 오전 생방송을 통해 이같은 방송진행 중단을 선언하고 예정된 오는 21일 불교방송국 시위성 법회 계획을 알렸다”며 “방송 전파는 공공의 자산이고 종교방송인 불교방송 또한 공공방송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왔다고 자임하기 때문에 오늘 사태는 그야말로 진행자가 방송을 개인화, 사유화하려는 행동으로서 그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불교방송은 또 “성전 스님이 제작진과 상의 없이 개인의사를 표명하여 방송을 파행으로 이끌었다”며 “방송인으로서 지켜야 할 방송윤리 및 심의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