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선출방안 공청회에서 총무원장 선출 방안으로 선거 직선제, 간선제 확대, 간선제 유지 및 축소 등 세 가지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어느 한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지 못했다. 다만 총무원장 선출관련 공청회는 이어가기로 했다.
조계종 종단쇄신위원회는 지난 10월 24일 총무원장 선출의 문제점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도출하기 위한 대중의 공의를 모으는 첫 번째 자리를 한국불교역사기념관 지하2층 공연장에 마련했다. 공청회는 ‘총무원장, 어떻게 선출할 것인가’를 주제로 원경 스님(종회의원), 덕문 스님(종회의원, 총무원장 종책특보), 주경 스님(종회의원)이 각각 발표하고 종합토론을 하는 순으로 이어졌다.
종단 구성원 직접 참여하는 직선제…현행 간선제 종도 참뜻 담아낼 수 없어
원경 스님(왼쪽 사진)은 총무원장 선출법으로 종단 구성원이 직접 참여하는 직선제를 제안했다. 원경 스님은 직선제 선거방식이 준용됨으로써 후보자와 유권자들의 건전한 선거풍토가 확립됨과 함께 후보자는 종책에 대한 연구와 실행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 방법론으로 제한적 직선제와 전면적 직선제를 제시했다. 원경 스님에 따르면 제한적 직선제는 전체 승려의 66%를 차지하는 중덕·정덕 이상의 8,609명이, 전면적 직선제는 13,000명 규모의 견덕·계덕 이상의 승려가 투표를 하게 된다.
원경 스님은 현행 간선제에 대해 “금권부정선거와 계파정치 등의 문제점을 드러냄으로써 종도들의 우려와 비난을 사고 있으며, 중앙종회의원 81명과 각 교구 선거인단 10명으로 이뤄진 총 321명의 의사결정자들은 후보자의 친소관계, 이해관계, 계파 소속의 한계를 극복하기 힘들어 종도의 참뜻을 담아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 제도는 종단의 수장인 총무원장의 정당성과 공신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재적승 비례제 통한 간선제 전면적 확대…비구니, 재가자 참여도 고려해야
덕문 스님(오른쪽 사진)은 교구별 종도 수에 비례한 선거인단 선출을 통한 간선제의 전면적인 확대를 제안했다. 덕문 스님은 교구별 10명으로 배정된 기존의 제도 폐지하고 종도 30명 또는 50명 당 1명의 선거인을 선출할 것을 주장했다. 덕문 스님은 재적승 수에 따라 선거인단의 수가 최대 34배 이상 차이날 수 있는 문제점을 ‘비례제’를 통해 극복할 것을 제시하며 “‘재적승 비례 확대안’은 재적승이 적은 본사의 권익을 보호하면서도 재적승이 많은 교구의 민의를 적절히 반영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선거인 선출방식은 현행 교구종회 선출에서 산중총회 선출로 개선할 것을 제시했으며, 선거인단 구성 중 최소 20%를 비구니에 할당하는 등 비구니 권익 신장을 위한 제도적 보장과 함께 종헌기관인 중앙신도회를 통한 재가자의 선거 참여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행 간선제 유지나 축소 통한 청정한 선출제도 정착만이 문제 해결법
주경 스님(왼쪽 사진)은 앞서 발표한 두 사람과 정 반대의 의견을 피력했다. 주경 스님은 현행 간선제의 유지나 축소를 통해 청정한 선출제도를 정착시키는 것만이 현재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경 스님은 “1962년 종헌에서부터 지금까지 약간의 변화는 있었으나 총무원장은 중앙종회가 선출하는 골자를 유지하고 있다”며 “총무원장이 정치적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세속의 정치인을 뽑는 것과 동일시해서 평등한 선거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불교에는 불교종단이 이어온 전통과 종교적 정서와 방식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주경 스님은 현행 종정 추대절차가 원로회의와 같이 제한된 영역의 어른들께 그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것처럼, 총무원장이 가지는 종교적 수장으로의 위상을 고려한다면 종교적 전통성과 권위가 부여된 대표들에게 그 선출을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스님의 주제 발표에 이은 종합토론에서는 참석자들의 의견 제시가 이어졌다. 한 선원수좌회 스님은 선거제가 도입됐을 때의 각론은 따로 논의돼야 한다고 전제하며 현 간선제의 부작용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은 직선제밖에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차기 총무원장 선출제에 마땅히 관심을 가져야 할 중앙종회의원 스님들의 참석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과 공청회 발제자에 비구니와 재가자가 배제된 것을 지적하며 주최측을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