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이 MB정부의 불교계 주요인사 불법사찰에 강력 대응할 것임을 선언했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6월 12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사찰을 자행한 정부 측에 즉각적인 사과와 퇴진을 촉구했다.



6월 12일 열린 불교계 불법사찰 중앙종회 기자회견에서 조계종 중앙종회 수석부의장 정묵스님(사진 오른쪽 끝)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기자회견에는 중앙종회 수석부의장 정묵 스님, 사회분과위원회 위원장 대오 스님, 교육분과위원회 위원장 법안 스님, 중앙종회 사무처장 경우 스님 등 중앙종회 의원들과 함께 총무부장 지현 스님, 기획실장 능도 스님 등 총무원 소임 스님들이 참석했다.

정묵 스님이 낭독한 성명서를 통해 조계종 중앙종회는 “정부 당국은 총무원장 스님, 중앙종회의장 스님을 비롯한 종단 지도자 스님들에 대한 불법사찰과 최근 불교계 현안을 확신시킨 정치공작에 대해 진상을 밝혀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중앙종회는 “불법사찰 대상자와 사찰내용, 사찰이유 등을 낱낱이 밝히고 불법사찰에 연루된 정부 기관원들이 어떤 방법과 인맥을 통해 사찰을 진행해 왔는지에 관한 정보 또한 숨김없이 밝혀야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종회는 “만약 이러한 요구들을 이행하지 않고 또 다시 불법사찰에 관한 정보를 숨기거나 사건 자체를 은폐하려 한다면, 2000불자들은 불교를 파괴하려는 현 정부에 대해 정법의 회초리를 치켜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계종은 前 총무원장 지관 스님과 현 중앙종회의장 보선 스님에 대한 정부 측 불법사찰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석심 조계종 총무원 기획차장은 “2008년 당시 총무원장이었던 지관 스님을 정체를 알수 없는 자들이 미행한다는 제보가 있어 종무원들이 확인한 결과 사실이었다. 당시 미행자들을 잡지 못해 어느 기관 소속인지 파악하지 못했지만 오늘 언론보도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불법사찰을 진행한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 차장은 또 “서울중앙지검 민간인사찰 수사팀이 최근 보선 스님에게 전화를 해 ‘ 관 스님에 대한 사찰 자료를 살펴보던 중 보선 스님에 대한 내용도 발견했는데 피해가 있느냐’고 문의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 사실이 보도되자 단순 동향보고라며 발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계종은 특정 인사 불법 사찰과 함께 종단 주요 스님들에 대한 은행계좌 추적 등 불법사찰 전반의 내용 공개 및 사과를 정부 측에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중앙종회의원들은 국무총리실을 방문해 정부의 불교계 불법사찰에 대해 항의한다. 조계종은 총무원과 중앙종회 공동으로 불법사찰대책위원회를 구성, 정부의 불법사찰 문제에 대응하기로 했다.

중앙종회 사회분과위원장 대오 스님은 “정부 측의 태도에 따라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