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표현의 자유는 헌법에도 나와 있다. 왜 연등이 사찰을 벗어나 온통 거리를 덮어야 하나?”(5월 23일 예수재단 소속 임 모 목사)

“경찰관님. 여기 이 수많은 사람들이 사탄에게 현혹되어 웃으며 날뛰고 있는데 어떻게 보고만 있으란 말입니까. 빨리 교화 시켜야 합니다”(5월 20일 전통문화마당서 선교행위 벌인 여자 신도)

승려도박 사건 등으로 가뜩이나 봉축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일부 기독교인들의 계속되는 추태로 인해 조계사와 불자들의 심기가 더욱 불편해지고 있다.

지난 5월 16일 ‘예수 믿으세요’라는 글귀가 새겨진 조끼를 입고 조계사 경내에 납입해 물의를 일으켰던 예수재단 임 모 목사가 5월 23일 오전 11시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왜 연등이 사찰을 벗어나 온통 거리를 덮어야 합니까?’라는 팻말을 목에 걸고 1인 시위를 전개했다.

그는 시위를 저지한 경찰들에게 “당신들은 정작 잡아가야 할 사람들은 잡아가지 않고 헌법에 보장된 의사표현을 정당하게 하고 있는 나를 잡아가려한다”며 반발했다.

16일 조계사 경내에 칩입 당시 경찰 신고 소식을 듣고 사라졌던 것과 달리 임 모씨는 이날 시위를 저지하는 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단순 경내 침입에서 벗어나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국가적 행사인 연등회를 방해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전통문화마당이 한창이었던 5월 20일 조계사 앞길. ‘주 예수를 믿으라’ ‘예수 천국 불신 지옥’ 등의 문구가 선명하게 새겨진 붉은 색 조끼를 입은 모 여인이 확성기를 통해 목이 터져라 선교를 행하고 있었다.

이 여인은 선교행위를 저지하는 경찰들에게 “내가 예수님 말씀을 전해서 저 많은 사람들을 사탄으로부터 구제하겠다는데 뭘 잘못했다고 이러시는 거예요”라며 항의했다.

한편 계속되는 일부 기독교인들의 추태에 대해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만난 한 불자는 “불교계에 좋지 않은 일이 생겨 마음이 불편한데 저런 사람들까지 난리를 쳐 마음이 좋지 않다”며 “저들이 불교를 얼마나 우습게 알면 저러겠나? 그런 생각을 하니 더 마음이 아프다”며 혀를 찼다.

사진=미디어붓다 김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