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술회의에서는 우리의 불교학이 미루어왔던 한국불교 근대성에 대한 문제점과 선현의 학문적 위상을 짚는다.

한국불교연구원 이민용 원장은 “한국 근대불교의 재활은 우리의 근대시기만큼 복잡한 과정을 거쳤으며, 조선왕조의 억불정책은 일제불교의 식민지 근대화의 표적이 되는가 하면, 독립을 위한 민족주의적 운동의 모체가 되기도 했다”고 전제하고 “일종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 한국 근대불교의 모순적인 경험을 투시할 수 있는 통찰력과 그것을 일관성 있게 설명할 수 있는 학문적 시도가 이번 학술회의에서 시도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불연 이기영 박사<<STRONG>사진>의 15주기라는 특별한 의미와 함께 그동안 다소 침체했던 한국불교연구원의 재활의 날개 짓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갖는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오랫동안 준비해온 것처럼 초청학자 선정이나 발제 및 토론 구성에서 탄탄한 구성과 기획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민용 한국불교연구원 원장의 개회사와 리영자 동국대 명예교수의 축사, 한동대 한국불교연구원 이사장의 환영사에 이어 1부 순서는 ‘동아시아에서 불교의 근대성은 무엇인가?’라는 매우 신선한 주제로 진행된다.

미국 듀크대 김환수 교수가 ‘불교적 식민주의: 1910년대의 한국 원종과 일본 조동종의 연합에 대한 새로운 관점의 가능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다. 친일파 승려들을 중심으로 한 일본불교에 대한 한국불교의 예속 또는 습합이라는 거센 비난에 의해 가려졌을지도 모르는 원종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한 발제라는 점에서 몹시 흥미롭다.

이어 동국대 김영진 교수가 ‘근대 중국불교에서 전통의 경쟁과 개조’를, 허남린 브리티시 콜럼비아대 교수가 ‘근대 일본에 있어서의 불교적 제국주의의 뿌리’를 발표한다.

동아시아 불교전통에서 그 전통성과 정통성을 점검하고, 당시의 불교를 반드시 정치적인 면으로만 해석하려 하지 않고, 일본불교에 정통한 학자들이 나서 당시 아시아를 대변한 일본불교에 대한 객관적 관점에서의 학술적 접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부 발표에 대한 종합 패널 토론은 ‘한국불교의 근대성이란 무엇인가?’를 놓고 정호영 교수의 사회로 열띤 토론이 벌어질 예정이다. 주제발표자 전원을 비롯해 최근 ‘민족불교론’을 주제로 논쟁을 이어가고 있는 김광식 동국대 연구교수와 조성택 고려대 교수, 김용태 동국대 교수, 원필성 위덕대 교수, 조명제 신라대 교수 등이 토론자로 나선다. 특히 발제와 토론에는 불연 이기영 박사라면, 이런한 주제들에 대하여 어떤 입장이었을까, 어떻게 했을까? 라는 점을 보다 객관적 입장에서 조명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일방적 찬사가 아니라 냉정하고 객관적 입장에서 불연의 불교학과 불교에 대한 입장 및 태도를 점검한다는 취지다.

이어 2부 순서는 ‘불연 이기영에 있어서 근대 불교와 불교학’을 주제로 열린다.

첫 번째 소주제는 ‘원효연구사에서 불연의 학문적 위상’로 정하고, 지오르그 플라센 보쿰대(Bochum Univ.) 교수가 발표하고 조은수 교수(서울대)가 논평한다. 이어 남동신 서울대 교수가 ‘원효연구사의 비판적 검토와 불연’을 발표하고 김종인 경희대 교수가 논평하며, 정영근 서울시립대 교수가 ‘불연 이기영의 한국불교연구-그 특징과 의미’를 발표하고 최유진 경남대 교수가 논평에 나선다.

두 번째 소주제 ‘불연에 있어 인문학적/실천적 불교접근’을 놓고는 한자경 이화여대 교수가 ‘이기영의 동서사유 비교 고찰: 불교의 한-마음(일심)과 기독교의 한-님(하나님)의 비교’를 발표하고 박찬국 서울대 교수가 논평을, 장석만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원이 ‘부디즘, 불교, 불연의 불교학’을 발표하고 송현주 순천향대 교수가 논평에 나선다. 이어 유승무 중앙승가대 교수가 ‘불연의 사회참여 이론과 실천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주제발표하고 박경준 동국대 교수가 논평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불교연구원이었던 한국불교연구원 창설자 불연 이기영 박사를 추모하는 의미를 갖는 국제학술회의이지만, 동시에 서양에서 이뤄지고 있는 불교와 기독교 신학의 이종교배 현상을 진단하는 의미와 함께, 선현들에 대한 일방적 찬사나 비판이 아닌 재조명의 전통을 세우고자 하는 의미도 함께 갖고 있는 한국불교연구원의 국제학술회의에 불교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불교연구원 이민용 원장<<STRONG>사진>은 이번 국제학술회의를 계기로 한국불교연구원은 다시금 비상할 것이며, 구도회 등 신행조직 중심의 조직 개편과 한국불교연구원의 연구역량 강화, 인문학 강좌 개설 등 연구원 시설의 다양한 활용방안 강구, 연구위원의 확대 영입 등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의: 한국불교연구원 02)762-5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