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 본부장 도법 스님<<STRONG>사진>이 사실상 종정 법전 스님을 향해 ‘종교평화를 위한 불교인 선언(21세기 아쇼카 선언)’ 유보 유시에 반발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도법 스님은 종정예결실장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부처님의 출현목적, 불교와 종지의 존재 이유인 중생의 안락과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종교평화 실현을 위한 불교인 선언(이하 종교평화선언)’에 대해 왜 종지를 잃을까 걱정된다고 하셨는지 종정 스님의 깊은 뜻을 묻고 싶다”고 밝혔다.

도법 스님은 “불교집안의 전통인 대중공사를 통해 사부대중의 다양한 지혜와 뜻을 반영한 ‘종교평화선언’ 최종안을 마련했고, 뿌듯한 마음으로 종정 스님께 말씀드렸다”며 “그러나 ‘불조혜명(佛祖慧命)의 본의와 종지를 잃을까 걱정되니 더 다듬어 완성하라’는 당부의 말씀을 접하고 많이 당황하고 놀랐다”고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도법 스님은 “놀란 가슴을 가라앉히고 종정 스님의 뜻을 살피고자 찾아뵙고 말씀을 들으려했으나 도저히 종정 스님을 찾아뵐 수 없었다”며 “부득이 종정 스님을 직접 모시는 예경실장 스님에게 공개적으로 질문을 드리게 된 것”이라고 공개서한 발표의 이유를 설명했다,

도법 스님은 “뭇 생명의 안락과 행복을 실현하려면 종지 정신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고 종정 스님의 뜻을 어떻게 받들어야 하느냐”며 10여년간 불교계에서 있었던 문제를 중심으로 10개에 이르는 질문을 이어갔다.

그러나 첫 유보 유시의 이유를 설명해달라는 물음 외에 나머지 질문들은 종정을 향해 물어야 할 질문이기보다는 총무원장이나 결사본부를 포함한 종단 집행부를 향한 것이어야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도법 스님은 또 공개서한 말미에 “다음엔 이판적 문제들을 중심으로 혼란스럽고 답답한 것들의 물음을 제시하겠다”고 덧붙여, 후속 공개서한을 준비 중임을 내비쳤다.

한편 공개서한을 접한 종정 예경실은 “결사추진본부장 도법 스님이 예경실장 앞으로 보낸 편지는 실제 내용을 보면 종정 스님에게 보낸 것으로 무례한 태도”라며 “종단과 사회를 위해 올바른 결정이 무엇인지 회광반조(廻光反照)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도법 스님이 보낸 공개서한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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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결실장께 보내는 편지

예경실장께 정중하게 묻습니다.
정직하게 대답해 주시길 청합니다.

청안청락하십니까. 의례적인 인사는 생략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동안 나름대로 길을 열어보려고 이런저런 궁리를 했지만 정상적으로 접근할 길이 없어서 불가피하게 공개질의 형식을 취하게 되었습니다. 21세기 한국불교의 희망찬 백년대계인 자성과 쇄신 결사를 투철하게 추진하고자 하는 충정으로 선택한 길임을 널리 헤아려 주시리라 믿습니다.

일찍이 석가모니 부처님은 왜 세상에 출현하셔서 출가하고 수행하고 깨닫고 전법하고 열반하셨습니까? <불본행집경>의 탄생게, 초기불전의 전법선언, 소의경전인 <금강경> 등에선 한마디로 “뭇 중생들을 열반에 든 바 없이 들게 한다.” 즉 ‘뭇 생명의 안락과 행복을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세상에 있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조계종단의 종헌종지는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습니까? 불조의 본의에 따라 결론적으로 말하면, 부처님의 출현 목적이요 불교와 종지의 존재이유인 중생의 안락과 행복, 세상의 안락과 행복을 위해서입니다.

결사본부는 부처님의 출현목적, 불교와 종지의 존재이유인 중생의 안락과 행복의 길을 열어가고자 하는 간절한 뜻으로 시대적,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하나의 길로 지난 1월부터 <종교평화 실현을 위한 불교인 선언> 작업을 했습니다. 비록 아쉬운 점이 없지 않지만 불교 집안의 위대한 전통인 대중공사 방식을 통해 위로는 원로의원, 종회의원, 본사주지 그리고 불교계의 출재가 전문가와 사부대중의 다양한 지혜와 뜻을 반영하여 <종교평화 실현을 위한 불교인 선언> 최종안을 마련했습니다. 저희들은 뿌듯한 마음으로 종정예하께 말씀드리면 당연히 크게 격려하고 찬탄해 주실 것으로 믿었습니다.

그런데 종정예하께서 전해주신 “불조혜명(佛祖慧命)의 본의와 종지를 잃을까 걱정되니 더 다듬어서 완성하라”는 당부의 말씀을 접하고 처음엔 많이 놀랐습니다. 하지만 놀란 가슴을 가라앉히고 예하의 뜻을 살피고 살펴서 잘 받들어 실현하려는 결심으로 찾아뵙고 말씀을 더 들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저희 노력으로는 도저히 찾아 뵐 수 없어서 부득이 예하를 직접 모시는 예경실장께 공개적으로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진정 부처님의 출현목적, 불교와 종지의 존재이유인 뭇 생명의 안락과 행복을 실현하려면 종지 정신을 어떻게 실천해야 합니까. 또는 종정예하의 뜻을 어떻게 받들어야 합니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해답을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결국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지난 10여 년간 불교계에 있었던 문제들을 예로 들어 질문을 하고 그 해답을 들으면 길이 환하게 열리겠다는 판단으로 질문을 드립니다.

☐ 부처님의 출현목적, 불교와 종지의 존재이유인 ‘중생의 안락과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종교평화 실현을 위한 불교인 선언>에 대해 왜 종지를 잃을까 걱정된다고 하셨는지 예하의 깊은 뜻은 무엇인지, 묻습니다.

☐ 정법의 깃발을 남루하게 만들고 불교 종단의 위상을 초라하게 만드는 선거풍토, 계파정치, 종회의원 폭력 등의 문제들이 종지정신과 예하의 뜻에 합당하기 때문에 따끔하게 짚지 않는 것인지, 그 본의를 묻습니다.

☐ 종지실현의 길인 소욕지족(少欲知足)의 정신을 함부로 취급함으로써 출가 수행자를 불신과 냉소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만드는 비민주적인 종단과 사찰운영, 비인격적인 언행, 불투명한 재정, 무절제한 고급 승용차, 비불교 수행자적인 물질적 풍요와 편리추구 등의 문제들이 종지정신과 예하의 뜻에 합당하기 때문에 야단치지 않는 것인지, 그 본의를 묻습니다.

☐ 불교종단과 수행자를 국가권력의 종속화, 세속화의 늪으로 빠뜨리는 물질적 풍요와 편리의 대형불사를 위해 온당치 못한 방법으로 재정을 만드는 등의 문제들이 종지정신과 예하의 뜻에 합당하기 때문에 나무라지 않고 계시는 것인지, 그 본의를 묻습니다.

☐ 한국불교 제일의 총림이요, 종정예하께서 주석하시는 해인사에서 일어난 일련의 문제들이 종지정신과 예하의 뜻에 합당하기 때문에 바람 잘날 없이 계속되도록 놔두는 것인지, 그 본의를 묻습니다.

☐ 부처님의 유언인 의법불의인(依法不依人)의 정신으로 볼 때 어떤 인물, 어떤 직위보다도 더 위대한 근본은 법이기 때문에 마땅히 종헌종법 정신으로 종단과 사찰을 운영해야 합니다. 그런데 높고 힘 있는 직위의 스님들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무조건 허용되고 인정받는 문제들이 종지정신과 예하의 뜻에 합당하기 때문에 묵연히 지켜보고 계시는 것인지, 그 본의를 묻습니다.

☐ 그 어느 곳에서도 부처님의 출현목적, 불교와 종단의 존재이유인 ‘중생의 안락과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 종헌 종지를 제대로 배우고 논의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불조의 본의와 종지의 정신이 지켜지고 실현되겠습니까? 이번 기회에 ‘총무원장을 위시로 한 모든 종도들이 종지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겸허히 배우고 토론하고 대화하도록 파사현정의 죽비로 내려치십시오.’라고 청해주십시오.

오늘은 주로 사판적(事判的) 문제들을 중심에 놓고 물음을 제시했습니다. 언젠가 다음엔 이판적(理判的) 문제들을 중심에 놓고 혼란스럽고 답답한 것들을 물음으로 제시하겠습니다.

끝으로 위기에 처한 오늘의 한국불교 문제를 해결 극복하고 한국불교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 자성과 쇄신 결사로 투철하게 하고자 하는 충정으로 답답하고 혼란스러운 것들을 나름대로 정리하여 질문을 드립니다. 부디 국민화합과 사회통합, 그리고 불교의 위대한 전통이 21세기에 빛나도록 하는 <종교평화 실현을 위한 불교인 선언>을 완성시킴으로써 결사의 첫걸음이 당당하고 활기차게 디뎌질 수 있도록 명쾌하게 대답해주시길 거듭 청합니다.

허물이 많았습니다.

내내 청안청락하시길 손 모읍니다.

2011. 12. 7.
대한불교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장 도법 손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