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 포교의 황금어장 논산 육군훈련소 호국연무사 신축법당 불사가 62%의 공정을 보인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총 120억여 원에 이르는 신축공사비의 절반을 조금 넘는 75억 여원(약정액 포함)에서 불사모연이 주춤거리며 제자리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불사를 주관하고 있는 조계종 군종특별교구(교구장 자광 스님)가 지난 11월 5일 호국연무사 신축불사의 상량식을 거행한 것은 상량식 자체의 의미와 함께 불사모연 열기를 재점화하기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이기도 했다.
“3천5백 명의 힘찬 청년 불자들이 더없이 씩씩한 목소리로 뜨겁게 예경하고 발원하는 거대한 연화장 세계! 부처님! 오늘 저희들은 이 거대한 신축불사의 원만성취를 위해 사부대중과 함께 지심 발원하옵니다. 위로는 총무원장 큰스님부터 아래로는 어린 청년 불자들까지 하나의 진실한 발원을 내었으니 눈부신 결실로 맺어질 수 있도록 힘을 주시옵고 자비로 섭수하여 주시옵소서.” <상량식 발원문 중에서>
이날 상량식은 내빈 소개에 이어 개회,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 지인 스님의 진혼무, 이명일 불사본부장 경과보고, 인사말씀과 격려사, 발원문, 상량식 순으로 진행했다.
지난 11월 5일 논산 육군훈련소 내 호국연무사에서 봉행된 신축법당 상량식.
호국연무사 법당 신축불사는 지난 2009년 11월27일 41주년 군승의날 기념법회 때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증명으로 불사 추진위와 건축위가 구성된 뒤, 다음해 육군본부 승인을 얻어 추진되기 시작했다. 이후 2010년 5월4일 불사 발대식을 갖고 11월19일 42주년 군승의 날 기념법회를 기해 착공식을 봉행, 시공업체 GS건설과 계약한 뒤 2011년 3월31일 본공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약 7개월 후인 지난 11월 5일 상량식을 봉행한 것이다.
자광 스님은 이날 인사말씀을 통해 “불사를 둘러싼 아쉬움과 원망, 한을 다 소멸하고 원만 회향을 위해 상량식을 갖게 됐다”며 “여러 사부대중의 원력이 모인 호국연무사가 훗날 장병 포교의 요람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자광 스님은 이어 호국연무사 신축법당을 위해 노력과 정성을 아끼지 않은 분들을 일일이 거명하며 고마움을 청했다. 당초 계획했던 만큼 불사금이 모연되지 않은 것에 우려를 하고 있는 시공사 GS건설 쪽에도 “만일 공사비가 부족하면 전국 140여 명의 군승들이 모두 GS건설에서 근무하겠다는 각오로 추진할 것이니 걱정을 말라”고 안심을 시키기도 했다. '이제 몇 달 후면 훌륭하게 마무리된 새 법당에서 장병들이 법회를 열 수 있을 '이라고 자신 있게 한 마디를 할 수 없는 실로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포교의 황금어장, 국군장병에게 부처님의 인연을 맺어주는 한국불교의 미래가 걸린 대작불사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상량식에는 무거운 기운이 감돌았다. 즐거워야 하고 미래를 향한 꿈에 부풀어 있어야 할 상량식에 진혼무가 시연된 것은 아마도 불사를 둘러싼 일부 근거 없는 낭설과 오해를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나머지 50억 모금불사에 나서겠다는 교구장 자광 스님의 의지가 반영된 듯 보였다.
종단을 ‘대표’해 상량식에 참석한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보선스님은 격려사를 통해 “우리 종단도 최선을 다해 불사에 함께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포교 중에서도 군포교만큼 중요한 것이 또 어디 있겠나. 이 대작불사가 원만성취되어 군 장병 포교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나아가 한국불교 중흥에 든든한 밑거름이 되어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종단에서도 이 대작불사의 원만 회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보선스님의 격려사는 구체적인 종단차원의 지원 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의례적인 수사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나마 이날 큰 위안이 된 것은 군불교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민병덕 국민은행장의 격려사였다. 민 회장은 나머지 50억원의 불사금 마련을 위해 후원회장인 자신부터 앞장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불사추진에 힘을 실었다. 자신에 찬 민병덕 후원회장의 격려사를 듣고서야 참석자들 사이에서 “이 불사가 쉽지는 않겠지만 원만하게 회향할 수 있겠구나”하는 안도의 표정이 묻어났다.
'국내 최대 종단인 조계종에 젊은이들에 대한 포교의지가 있는지의 여부는 호국연무사 불사에 대한 종단 집행부의 관심도를 지켜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호국연무사 불사는 한국불교의 자존심이 달린 불사라는데 어떻게든 회향이 되지 않겠느냐'는 등의 이야기가 일부 참석자들 사이에서 오가는 광경도 볼 수 있었다.
대지 4만6000m²에 연면적 4680m²(1415평) 규모로 신축 중인 호국연무사는 2012년 부처님오신날 점안을 목표로 현재 62%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계단식 실내 바닥공사 및 지붕 덮개 씌우기가 완료됐으며 실내에 접이식 의자를 부착하는 작업을 앞두고 있다.
호국연무사는 법당 3500명, 교육관 1500명 등 최대 50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신축되고 있다. 법당에는 삼존불과 원불 1560기를 봉안하고 옆으로는 비천상과 자모관세음보살, 포대화상 등을 장엄해 법회 공간으로서 손색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또 4m 높이 주불과 보현 및 문수 보살이 협시불로 강서예술촌 청원 스님(동국대 조형대학 교수)이 조성 중에 있다. 스님 대기실과 합창단실, 공연준비실을 무대 양측에 배치하도록 설계해 법회 및 공연의 원활한 진행이 가능하다. 특히 군장병들이 편하게 법회를 보고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사용한 개인용 의자 3500석을 구비했다. 기존의 법당도 그대로 보존해 군포교에 다용도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날 상량식에는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보선 스님을 비롯해 군종교구장 자광, 수덕사 주지 지운, 직지사 주지 성웅, 동학사 주지 견성, 갑사 주지 태진, 대전비구니청림회장 성림 스님과 육군훈련소장 김정호 장군, 복지단장 박대섭 장군 등 500여명의 사부대중이 동참했다.
상략식을 마치고 논산 육군훈련소를 빠져나오는 길목에서 웅장하게 지어진 교회 건물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 순간 호국연무사에 봉안되는 삼존불 복장에 모셔질 반야심경 사경불사 권선을 위해 전국 사찰을 돌아다니고 있는 군종특별교구 자원봉사자들이 한 두 사찰을 뺀 나머지 절에서 홀대를 받았던 일을 긴 한 숨과 함께 털어놓는 서글픈 장면이 첨탑처럼 솟아오른 십자가에 오버랩 되고 있었다.
불사문의: 02)797-7266, 749-8646. 후원계좌: 국민은행 477401-01-179603 예금주 ‘군종특별교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