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의 불교지도자들이 부처님의 자비와 공존의 가치를 인류에게 전파함으로써 세계평화에 기여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11월 1일부터 2일까지 강원도 양양 낙산사에서는 한중일 삼국불교의 우의를 다지고 부처님의 사상을 바탕으로 세계의 평화와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제14차 한중일불교우호교류대회’가 개최됐다.
한중일 불교우호교류대회에 참석한 3국 불교의 수장들이 손에 손을 맞잡고 우의를 다짐하고 있다. 사진=조계종총무원 제공
이 대회 기간 핵심 행사인 ‘세계평화기원대법회’는 2일 오전 낙산사 보타전에서 거행되었다. 조계종 총무원장이자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자승 스님은 세계평화기원 메시지를 발표하고 “대립과 투쟁의 파국으로 치닫는 인류에게 자비와 공존을 미덕으로 삼는 불교의 가치만이 평화를 선물할 수 있다”며 “고요하고 느린 가운데 서로 상생하며, 작은 것에 만족하며 검박한 생활을 할 때 인류는 물론 자연도 평화를 얻을 수 있으며, 우리 불교도들은 인류를 향해 이와 같은 공존과 상생의 가치를 구원의 메시지로 전달하여 사회적 가치로 구현해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세계평화기원대법회를 봉행하고 있는 한중일 3국 불교지도자들.
세계평화기원대법회를 마치고 낙산사 보타전 앞에서 기념촬영
또 자승 스님은 “이번에 일본에서 발생한 전대미문의 대 재난을 복구하는데 3국의 불교도들이 한마음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미덕과 같이 이제 사회적 가치로 구현해 가야 한다”며 “더불어 큰 자비의 마음으로 악한 마음을 풀고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인간의 삶과 직결되어 있는 자연의 파괴가 종식되기를 기도하면서 무한한 욕망대신 무량한 복덕을 증장시켜 가기를 한마음으로 기원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과 일본의 대표회장 스님들도 메시지를 발표했다. 중국불교협회 회장 전인 스님은 “중한일 삼국불교는 일맥상승 동근동원인 바 매우 친밀한 법연관계”라며 “불법은 인류정신의 의탁이며 심령의 의지처이어서 우리 개개인 모두는 불타의 무연대비, 동체대비의 정신을 이어받아 인류의 복지, 사회조화 세계평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주요 종단 대표들도 대거 행사에 동참했다.
일중한국제불교우호교류협의회 회장 정토종 문주 이또우 유이신 스님은 “올해 3월 11일 일본국 동일본이 갑자기 격진에 흔들리고 창해풍요의 땅을 에고, 더욱 원자(原子)의 협위(脅威)에 처해졌나이다.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심통은 상상하고 남음이 있나이다”라고 부처님께 고하고 “특히 중국불교회와 한국불교에서 신속히 자애로움 넘친 대응에 합장하여 감사드린다”며 세계평화를 위해 “내지법계평등이익 (乃至法界平等利益)”이라며 평화기원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오후에 열린 국제학술 강연회는 일본 회장 伊藤 唯眞(이토우 유이신)과 중국 부회장 學城스님, 한국 부회장 혜정 정사(진각종 통리원장)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일본 中村憲一郞(입정교성회교도교회장)과 西郊良光(協會 顧問), 중국 明生(중국불교협회 부회장), 한국의 흥선 스님(불교중앙박물관장)이 각각 주제 발표를 통해 ‘불교문화의 사회적 가치와 영향’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한편, 대회를 마친 3국 대표단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3국의 불교도는 세계의 평화와 인류의 안녕을 위해 一佛 제자로써 우의와 교류를 증진하고 협력을 공고히 한다 ▲탐욕심과 집착을 버리며 인과의 진리와 동체대비 사상을 깊이 인식하여 지구환경보전을 적극 실천한다 ▲서로를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하여, 아름다운 문화를 계승·발전시켜야 하기 위해 한중일 불자들은 열린 마음으로 공동 협력한다 등의 3개 항을 채택, 공동선언으로 발표했다.
이번 대회는 11월 1일 3국 교류위원회의를 시작으로 환영만찬, 11월 2일 오전 10시부터 관음도량 낙산사에서의 ‘세계평화기원대법회’로 봉행됐다. 이 법회에서는 3국 불교의 독특한 국가별 예불의식과 3국 회장스님들의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가 발표됐다.
행사에 앞서 3국 회장스님들은 몇 년전 화재로 소실된 낙산사의 원만 복원을 기념하며, 3국의 우의와 지구환경보존을 기원하는 ‘기념식수’도 진행했다. 2일 오후에는 양양 솔비치 호텔 컨벤션 홀에서 ‘불교문화의 사회적 가치와 영향’의 주제로 3국 국제학술강연회가 개최했으며, 저녁에는 한국대회를 축하하는 회향축하 만찬으로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한국전통문화공연이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번 대회에는 중국대표로 중국불교협회 회장 전인(傳印) 스님과 각성 불교협회장 등 참가단 141명, 일본대표로 일중한국제불교우호교류협의회 회장 정토종 문주(종정) 이또우 유이신(伊藤 唯眞) 스님과 주요사찰 주지 등 참가단 146명, 주최측인 우리나라에서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자승(慈乘) 스님과 부회장 인공 스님(태고종 총무원장), 부회장 무원 스님(천태종 총무원장 권한대행), 부회장 혜정 정사(진각종 통리원장), 부회장 보선 스님(조계종 종회의장)을 비롯한 회원종단 15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내년 제15차 한중일불교우호교류대회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