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에 대한 지나친 자의적 해석으로 네티즌들로부터 조롱을 받고 있는 선관위가 정작 공직선거법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은 10월 28일 ‘공직선거법 준수, 선관위부터 해야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종교시설 내 투표소에서 특정종교시설을 홍보해도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은 선관위의 책임방기 태도는 명백한 선거법 위반행위”라고 지적했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은 성명에서 “종교시설 내 투표소 선정에 대한 책임을 동(洞)위원회로 떠넘기는 서울특별시 선거관리위원회의 무책임한 답변이 실망스럽다”며 “책임자 문책에 대한 무책임한 답변은 국가의 선거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선관위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교회에 설치된 투표소. 특정종교를 선전하는 문구가 가려지지 않은 채 그대로 게시되어 있다. 사진=종자연 제공


교회 관계자로 보이는 한 여성이 교회홍보용 어깨띠를 두르고 교회 입구에 서 있다. 종자연에 따르면 이들은 교회 홍보용 유인물을 나눠주는 등의 선거법 위반행위를 했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 종교시설 내에 설치된 투표소 현장을 직접 확인한 바 선관위가 종교시설에 투표소를 설치하더라도 종교적 상징물 등 종교적인 내용들이 보이지 않도록 가리겠다고 한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한 종자연은 “투표소에는 종교적 상징물이나 홍보성 게시물이 그대로 부착되어 있고 심지어는 해당 종교시설의 신도가 홍보용 어깨띠를 두르고 음료를 제공하거나 유인물을 나눠주는 등 위법한 사례들이 드러났는데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음은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의 선관위 비판 성명 전문.
-----------------------------------------

공직선거법 준수, 선관위부터 해야 한다
-종교시설 내 투표소에서 특정종교시설 홍보해도, 아무런 제지 없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설치된 종교시설 내 투표소는 27개소다. 본 연구원은 지난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하여 선관위에 종교시설 내 투표소 설치 책임자 문책과 이번 선거에서의 설치 방지를 요청하였다.

선관위는 회신을 통해 투표소는 '실시되는 해당 선거의 종류와 선거인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각 동위원회 간사·서기의 적정시설에 대한 현지 조사·확인, 건물의 소유자 또는 관리자의 사용승낙서 징구를 거쳐 동위원회에서 의결·공고하여 확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교시설 내 투표소 선정에 대한 책임을 동위원회로 떠넘기는 서울특별시 선거관리위원회의 무책임한 답변이 실망스럽다. 책임자 문책에 대한 무책임한 답변은 국가의 선거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선관위의 자세가 아니다.

서울시 선관위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선거의 평일 실시에 따른 해당 시설의 정상수업·영업으로 인한 사용불가, 관내 투표소를 설치할 수 있는 공공시설 등 적정시설의 부재, 기존에 사용한 투표소 사용시설의 공사 등'의 사유로 일부 종교시설에 투표소를 설치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역시 선관위가 해야 할 책임있는 답변이 아니다. 시민들이 편안하게 투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지 못해, 동어반복적인 변명만 늘어놓고 있는 것은 선관위의 무능함을 드러낼 뿐이다. 본 연구원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주민센터 등 공공기관의 유휴시설 및 기타 대체시설이 있음에도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 정 없다면, 공간을 만들어 평소에는 지역주민의 쉼터로 활용하고 선거 시에는 투표장소로 사용하면 된다.

또한, 본 연구원이 이번 선거에서 종교시설 내에 설치된 투표소 현장을 확인했던 바, 선관위가 종교시설에 투표소를 설치하더라도 종교적 상징물 등 종교적인 내용들이 보이지 않도록 가리겠다고 한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투표소에는 종교적 상징물이나 홍보성 게시물이 그대로 부착되어 있고 심지어는 해당 종교시설의 신도가 홍보용 어깨띠를 두르고 음료를 제공하거나 유인물을 나눠주는 등 위법한 사례들이 드러났다. 서울시 선관위의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말한다.

선관위가 그동안 종교시설 내 투표소 설치를 줄여 온 노력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공직선거법의 단서조항 뒤에 숨어 선관위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의 기본권 보장, 그것이 선관위의 존재 이유이다. 2012년은 총선과 대선의 해이다. 어느 해보다 선관위가 주목을 받는 해이고 해야 할 역할도 크다.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공정한 선관위가 되기를 기대한다.

2011. 10.28
종교자유정책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