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환경위원회의 ‘국민과 공원, 사찰과 공단이 서로 상생하고 발전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인사’를 촉구하는 입장문 발표는 경찰청장 재직시절 불교계와 충돌을 빚고 불편한 관계에 있는 어청수 전 청장에 대한 반대 입장으로 해석돼 귀추가 주목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새 이사장으로 거론되는 어청수씨는 경찰청장 재직시절 종교편향적 행보로 불교계와 격한 대립을 거듭한 바 있다. 당시 불교계는 지관 총무원장 차량 수색, 어청장의 개신교 행사 포스터 등장 등 일련의 사태로 인해 정부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를 서울광장에서 열기도 했다. <미디어붓다 자료사진>

조계종은 환경위원회(위원장:장명스님) 명의의 입장 발표문을 통해 통하여 “최근 진행되고 있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임명에 대하여 국민과 공원, 사찰과 공단이 서로 상생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진행과 임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환경위원회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의 대표는 자연·문화환경의 보전과 계승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갖추어야하며, 사찰을 비롯한 민간 소유의 상당한 토지를 대상으로 국립공원이 지정되어 있는 만큼 이해관계자와의 조정과 화합 능력도 갖추어야 할 것”이라며 “자연과 인간이 상생하여 모든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새로운 공원관리 정책에 대한 뚜렷한 전망을 제시하는 인물이 공단의 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계종은 “또 근래 정부 산하 기관의 대표자 임명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기관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저하시키고 있는 현실에서 금번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임명은 정부의 자연생태와 문화환경에 대한 자세와 의지를 다시 한번 판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장기적인 계획과 보전 기능이 요구되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의 특성상 대표자 선임 시 당장의 행정 효율성이나 정치적 배려보다 친환경과 자연 생태의 전문적인 식견과 자세를 평가하여 선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조계종 환경위원회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임명에 관한 입장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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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임명에 관한 조계종 환경위원회의 입장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국립공원의 보호 및 보전과 공원시설의 설치·유지·관리를 효율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국민의 보건 및 여가와 정서생활의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다. 그동안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역할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으나, 소중한 자연문화유산인 국립공원을 지킴에 있어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중요한 기관이며 자연 환경과 전통 문화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하여 앞으로도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에서 국민 모두가 기대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최근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의 선임 절차가 진행되고 있음에 주목하여 국립공원관리공단의 대표자 선임이 더욱 신중한 절차와 합리적인 기준을 통해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19개 국립공원과 16,000여종의 생물종, 700여개의 역사․문화 자원을 관리하는 공단의 대표는 자연․문화환경의 보전과 계승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갖추어야 하며, 사찰을 비롯한 민간 소유의 상당한 토지를 대상으로 국립공원이 지정되어 있는 만큼 이해관계자와의 조정과 화합 능력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또한, 규제 일변도의 공원 관리 관행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간이 상생하여 모든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새로운 공원관리 정책에 대한 뚜렷한 전망을 제시하는 인물이어야 할 것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중앙 행정 부처의 업무를 위탁받아 전문성을 높이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설립한 정부 산하 기관이다. 특히,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당장의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계획과 보전 기능이 요구되는 기관으로 정책의 일관성과 전문성이 그 어느 기관보다 강조된다. 따라서, 공단의 대표도 당장의 행정 효율성에 집착하여 선임하는 것보다 친환경과 자연 생태의 전문적인 식견과 자세를 평가하여 선임하는 것이 필요하다.

천년고찰을 비롯한 전통사찰들과 수행자들은 사찰 소유의 산이 일방적으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이전부터 아름다운 산과 숲을 지켜왔으며, 외국의 공원과는 다르게 자연환경과 더불어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역사 문화 환경을 국립공원에 제공하고 있다. 국립공원의 관리 문제도 단순한 자연생태계의 관리를 넘어 역사 문화 환경까지 관리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현실에서 국민과 공원, 사찰과 공단이 서로 상생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금번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선임이 합리적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

정부는 국립공원의 숲과 동물, 문화유산을 특정의 이해와 요구로만 바라보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정부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선임을 통하여 국립공원을 긴 호흡과 가슴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며 후대에 정직하게 계승하겠다는 의지가 있음을 확인시켜 주기 바란다.

2011년 8월 9일
대한불교조계종 환경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