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바다와 흰 갈매기, 아득한 수평선, 밤바다의 등댓불과 바다 위에 떠있는 오징어 배의 불빛들을 이웃 삼아 산 사내가 있었다. 풍경들이 그에게는 따뜻한 촉감이었다. 오래, 바다 곁에서, 그 바다의 풍경들을 사진에 담았다. 사진가 원덕희의 바다 사진이다.

사진가 김금순의 '숲'.


사진가 원덕희의 사진 '바다'.

자신을 감싸고 있는 주변 사물의 모양새나 어우러짐을 둘레둘레 둘러보기 좋아하던 어린 여자아이가 있었다. 그녀는 성장해, 숲 가까이 터를 틀고 살았다. 봄이면 나뭇가지에 붉고 푸른 물이 오르는 것을, 새순이 돋고 꽃이 피는 것을 제 일인양 상관하며 살았다. 풍경들이 그녀에게는 따뜻한 촉감이었다. 오래, 숲 곁에서, 그 숲의 풍경들을 사진에 담았다. 사진가 김금순의 숲 사진이다.

오늘, 그 바다와 그 숲이 만나, 하나의 풍경을 이룬다. 사진가 원덕희의 바다와 사진가 김금순의 숲이 나란히 전시되는 <바다로부터 숲에게로>. 이제는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한 촉감이 되어, 더 큰 풍경을 이룰 것이다. 잠시 틈을 내어 그 멋들어진 앙상블을 감상하시기를 권한다. 전시기간은 6월 5일까지.

*류가헌갤러리; 서울 종로구 통의동 7-10 경복궁역 3, 4번 출구. 02)720-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