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총무원은 4월 28일 총부부장 겸 봉축위원회 집행위원장 명의의 산하 사찰에 보내는 공문서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이 공문에서 “어떤 상황에서 누구와 만나든 출가 수행자이자 조계종도로서의 위의를 지켜주시기 바라며, 올바른 전통 문화 인식에 대하여 당당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출입허용의 전제로 제시했다.

조계종이 지난 3월 29일까지 총무원이 있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입구에 세워두었던 정부여당 관계자 출입금지를 알리는 팻말. <자료사진>

또한 “사찰의 모든 행사와 의식은 각 사찰의 상황과 지역적 여건에 맞춰 진행하되, 종교적 의미와 권위를 기준으로 구성하여야 하며, 신도를 비롯하여 어렵고 소외된 이웃, 지역 주민, 이웃 종교인들과 함께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찰을 찾는 모든 이들은 언제나 반갑게 맞이하여야 하며, 세속적 지위나 명예 또는 차별과 차이를 드러내는 행동은 자제토록 해야 한다”는 지침을 하달했다.

즉 정부여당 인사가 오더라도 소개하거나 특별대우 등을 자제하라는 것이다.

조계종이 이같은 출입제한 해제조처를 내린 것은 ‘좀 더 주의 깊게 지켜보아야 할 상황’이라는 전제에도 불구하고 “근자에 전통문화에 대한 정부 여당의 움직임이 작게나마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한 나름의 긍정적 판단에 기초하고 있다. 또한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밝힌 것처럼 정부여당의 민족문화에 대한 천박한 인식에 대한 문제점을 지난 5개월 여의 기간 동안에 종도들 다수가 공감하게 되었다는 자체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조계종 총무원의 소속 본말사에 보낸 공문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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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축 행사에 즈음하여 모든 사찰에 전해드립니다

종단에서는 정부 여당의 잘못된 전통 문화 인식과 종교 편향적 태도, 일방 통행식 국정 운영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민족문화수호활동을 전개하였습니다.

근자에 전통문화에 대한 정부 여당의 움직임이 작게나마 보이고 있는 것은 모든 사찰과 종도 여러분의 동참과 협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좀 더 주의깊게 지켜 보아야 할 상황입니다.

오늘날 한국불교가 처한 현실은 그 무엇보다도 우리 스스로의 허물에서 기인한 바가 큽니다. 따라서, 우리의 문제점과 현실을 올바로 성찰하고 과감히 변화하자는 취지의 ‘자성과 쇄신을 위한 5대 결사’는 모든 사찰과 종도들이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입니다.

그간 종단 차원에서 제시한 대외 관계 지침에 대하여 금번 부처님오신날을 계기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현장으로부터 적잖이 제기되었고, 교구본사주지회의와 중앙종회 의장단 연석회의 등을 통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누구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주장하기보다는 우리가 먼저 변화해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우리의 움직임은 배타적이거나 이기주의적이어서는 안되며, 문제는 치열하고 적극적으로 제기하되, 그 해결 방식은 통합과 소통을 지향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종단이 제시한 민족문화 수호 활동의 내용과 결사의 의지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습니다.

이를 위해 모든 사찰에서는 각 교구를 중심으로 하여 자주 모여 의논하고 아주 작은 것이라도 5대 부문별로 사찰 실정에 맞는 과제를 선정하고 추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어떤 상황에서 누구와 만나든 출가 수행자이자 조계종도로서의 위의를 지켜주시기 바라며, 올바른 전통 문화 인식에 대하여 당당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찰의 모든 행사와 의식은 각 사찰의 상황과 지역적 여건에 맞춰 진행하되, 종교적 의미와 권위를 기준으로 구성하여야 하며, 신도를 비롯하여 어렵고 소외된 이웃, 지역 주민, 이웃 종교인들과 함께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사찰을 찾는 모든 이들은 언제나 반갑게 맞이하여야 하며, 세속적 지위나 명예 또는 차별과 차이를 드러내는 행동은 자제토록 해야 합니다.

흔들림 없는 결사를 통해 언제나 국민과 함께 하는 종교, 종교적 감동을 사회와 함께 나누는 종교로 회향하는 길에 모든 사찰과 종도들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불기2555(2011)년 4월 28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