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평론의 4월 열린논단의 주제는 ‘채식주의를 넘어 채식하기’로 정해졌다. 불교평론은 이 주제와 관련, “새봄을 맞아 좀 불편한 얘기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채식이 불편하다는 것인지, 육류가 편하다는 것인지 주제만으로도 호기심이 간다.

여성학 박사 고미송 동국대 영상문화콘텐츠연구원 연구위원을 초청해 열리는 이번 토론은 4월 21일(목요일) 오후 6시 신사동 불교평론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현대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단백질 신화에 사로잡혀 있다. 인체의 주요에너지원인 단백질은 그 대부분을 육류에서 얻고 있다.

그러나 육류라는 것은 엄밀하게 말하면 토막 살해된 생명체의 시체조각이다. 그러니까 인간은 건강을 위해 어떤 생명체의 시체를 먹고 사는 셈이다.

불교평론은 여기서 문제를 제기한다. “우리가 불교를 말하고 자비를 말하는 불교인이라면 거북하더라도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그래서 4월 주제를 육식과 채식의 문제로 내걸고 토론을 한 번 해보자는 것이다.

이달 열린논단 주제를 읽는 순간 허수경의 시 한편이 생각난다.

내 마음은 우연한 나의 자연

내 말은 우연한 나의 자연

고속도로 위에 새가 죽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새의 살을 들고 가서 누구도 삶지 않았다

우연히 죽은 새는 아무도 먹지 않네

살해당한 새만 먹을 수 있네

-허수경 시 ‘우연한 나의’ 전문

허 시인의 말처럼,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연한 주검은 아무도 먹지 않는다. 오직 인간이 살해한, 인간이 살해한 것이 확실한 주검만이 갈기갈기 찢기고 삶아져 식탁에 오른다. 자신을 위해 그만큼 소중한 생명체의 시체를 먹고사는 사람들. 그 추악한 본질을 얼마나 파헤칠 수 있을지, 4월 21일 토론이 기다려진다. 미디어붓다 독자들의 동참을 권한다.

문의 ; 불교평론 편집실(739-57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