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결사 역량 집중하더라도 봉축분위기 살아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STRONG>사진>이 본격적인 부처님오신날 봉축시즌을 앞두고 기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민족문화수호 및 5대결사 등으로 예년에 비해 다소 침체된 듯한 봉축분위기 고조에 언론이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자승 스님은 “현재 불교계가 처한 상황이 민족문화 수호와 자성과 쇄신을 위한 5대결사에 역량을 집중하다보니 자칫 부처님오신날 봉축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을 우려가 있다”며 “불교계 최대의 축제이자 전 세계적 축제이기도 한 봉축행사가 범국민적 축제 분위기속에서 치러질 수 있도록 언론이 힘을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조계사 입구에 정부여당 인사의 출입을 금한다는 플래카드가 철거되고 총무원 청사 입구에 세워졌던 출입금지 현판이 치워지면서 그동안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왔던 조계종 집행부의 방침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승 스님은 매우 소상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5대결사 생각 다른 분들도 있지만 공감 확산이 대세”

“현재 조계종을 비롯한 범불교계가 추진하고 있는 민족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 제고, 종교편향 종식, 자성과 쇄신을 위한 5대결사 등 이른바 3가지 목표는 일부 아쉬움도 있지만 그런대로 잘 추진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자승 스님은 “일각에서 우려하듯이 본사별로 치러지는 결의대회의 경우, 분위기상 어쩔 수 없이 따라서 하는 본사주지도 있고, 종단에서 추진하는 뜻에 적극 공감하고 이번 기회에 그릇된 정부의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취지에 적극 공감해서 결의대회를 치르는 본사주지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

자승 스님은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생각과 뜻이 조금씩 달라도 종단의 지침에 따라 불교계가 한 모습으로 결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사실”이라며 “결의대회가 1회성 행사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를 잘 알고 있지만, 5대결사는 내 임기 동안 끝까지 추진해야할 일이라는 점에 변화가 없으며, 이를 끝내 관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승 스님은 또 “역사적으로 정혜결사나 봉암사 결사에서 보듯 다 역사적 의미를 가질 만큼 결연하게 추진된 결사인 만큼 이번의 5대결사도 한시적 결사가 결코 아니며, 궁극적으로는 사회와 국민의 호응을 받는 운동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천박한 문화재에 대한 인식 바뀌면 출입-접촉 금지 불필요”

정부여당 인사의 종단출입 제한조치를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자승 스님은 “올해 초 자성과 쇄신을 위한 5대 결사를 제안할 때에 당시 성명서에서 이미 밝힌 것처럼, 천박한 문화재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지 않는 한 출입을 금한다는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며 “그러나 이런 인식에 변화가 있으면 자비문중에서 출입을 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자승 스님은 또 “출입과 접촉을 금한 것은 종단이 추진하고 있는 결사 및 민족문화 수호 의지에 대해 많은 스님들이 이해하고 공감하여 한 목소리를 내도록 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라며 “나라고 해서 자비문중에서 출입을 금하고 만나지 말라는 쩨쩨한 조치의 문제점을 몰랐겠느냐. 그러나 우리 종단 구성원의 현실이 각각의 의견이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을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듯이 일관된 입장과 목소리를 갖추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했고, 따라서 그런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으며, 100일이 지난 이제는 어느 정도 많은 스님들이 종단의 취지를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다고 판단되었고, 정부여당도 불교계의 진심을 어느 정도 이해하기 시작한 것으로 여겨져 민족문화수호회 100일 회향법회에서 조계사 일주문의 출입금지 현수막을 내렸고, 3월 말 총무원 청사 입구의 출입금지 현판도 치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님들 일관된 목소리 내려면 이해의 시간이 필요했다”

자승 스님은 “정부여당 인사와 접촉을 금한 것은 우리 스님들과 불자들이 민족문화 수호의 심각성과 종교편향의 심각성에 대해 잘 인식하고, 우리가 결연한 각오와 자세로 한 마음으로 결속되고 한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취지이지, 결코 정부와 대립하거나 반정부와 같은 그런 성격의 조치가 아니었다”며 “이제는 스님들도 대부분 종단의 취지를 이해하게 되었고, 정부여당에서도 전통문화특위를 구성하는 등 종단과 불교계의 입장을 이해하고 제대로 인식하는 쪽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보여, 개인적 신행차원의 출입은 더 이상 막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된다”고 부연했다.

포교원장 스님의 청와대 법회 참석과 관련해서도 자승 스님은 “물론 정부와 전쟁을 한 것은 아니지만, 전쟁 중에도 접촉이 필요하면 하는 것이 아니냐”며 “포교를 위해서는 지옥이라도 가야 하는 것이 스님의 의무이며, 종단의 접촉금지가 포교를 하지 말라는 것은 결코 아니고, 지옥이든 천당이든 스님들은 포교를 위해서는 마땅히 가야하는 것이며, 청와대불자회 법회에 포교원장 스님이 참석한 것도 이런 취지로 이해하면 된다”고 밝혔다.

“새로운 결사 없으면 5대결사 내 임기까지 계속될 것”

5대결사를 언제까지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자승 스님은 “적어도 내 임기까지는 간다”고 전제하고 “적당한 시기에 새로운 결사가 시작된다면 그때까지 5대결사는 흔들림 없이 갈 것”이라고 밝혀 결사의 회향을 위한 다른 차원의 결사를 구상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명박 정부 초기에 있었던 범불교도대회와 이번의 5대결사의 차이에 대해서는 ‘일회성 행사냐 지속적인 운동이냐’, ‘책임을 묻는 성격의 행사냐 아니면 우리 스스로 변화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운동이냐’의 차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고 밝힌 자승 스님은 “알다시피 우리 종단이나 불교계 스님들의 특징이 일사불란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냐”며 “그런 입장에서 볼 때 현재의 자성과 쇄신을 위한 5대결사는 큰 틀에서 종도들의 공감대를 확산시켜 나가고 있는만큼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에서도 정부여당 인사들과의 접촉을 금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대해서 자승 스님은 “고민하고 있다. 실제로 지방 교구나 사찰에서 일을 하다보면 정부기관과 불가피하게 협조해야 할 일이 많은 것을 잘 알고 있다. 현재 고민 중에 있으며, 일과 관련된 접촉은 허용하는 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혀 봉축행사와 관련된 정부기관과의 접촉은 허용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기획실장 후속인사 적임자 찾기 위해 샅샅히 뒤지는 중”

최근 기획실장의 사표제출과 관련한 후속인사에 대해 자승 스님은 “고민하고 있다. 계파와 문중을 떠나 적임자를 찾고 있다. 인사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누가 적임자인가이지, 계파와 문중의 안배는 그 다음 기준에 불과하다”며, 그 예로 불교신문사 사장에 수불스님을 임명하고 불교중앙박물관 관장에 홍선스님을 임명한 것을 들었다. 자승 스님은 그러나 “그러나 종단에서 일을 할 만한 분들의 대부분이 사실상 계파에 거의 소속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혀 ‘계파 안배’라는 원칙을 가능한 지키겠다는 입장을 에둘러 표현했다. “어쨌든 책장을 넘기듯이 샅샅이 적임자를 찾고 있는 중”이라고 밝힌 스님은 “지금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부처님오신날 봉축분위기 고조에 언론의 역할이 매우 크고 중요한 만큼 도와달라는 것”이라며 거듭 언론의 협조를 요청하는 것으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