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채권(수쿠크, Sukuk)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보수 개신교계가 반발하면서 법안의 처리가 연기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보수 개신교계는 “이슬람채권법 개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해당 의원들에 대해 낙선운동을 할 것”이라고 정치인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와 관련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하 종자연)은 2월 24일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낙선 운운하는 것은 우리 헌법이 정하고 있는 정교분리를 위배할 소지가 다분할 뿐만 아니라, 사회통합을 심각하게 해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 ‘이젠 경제조차 신앙의 잣대로 단죄하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

종자연은 성명에서 “자카트가 이슬람 국가 내에서, 나아가 이슬람국가와 하는 모든 경제행위에 부가되는 일종의 사회기부금이라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그런데도 보수 개신교계는 이 사실을 덮은 채 자카트 자체가 마치 테러단체의 지원금인양 사실을 호도하면서 집권여당의 의원들을 조찬기도회에 불러 ‘이슬람채권법이 통과되면 나라가 망한다’는 식으로 선동하고 있다”며 “아무리 국내 이슬람 신자가 적더라도 보수 개신교계가 이렇게 근거 없는 비난을 지속하는 것은 이슬람에 대한 심각한 모독일 뿐만 아니라, 국가공동체 모두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몰염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종자연은 또 “보수 개신교계는 이도 모자라 ‘이슬람채권법 개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해당 의원들에 대해 낙선운동을 할 것’이라고 정치인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낙선 운운하는 것은 우리 헌법이 정하고 있는 정교분리를 위배할 소지가 다분할 뿐만 아니라, 사회통합을 심각하게 해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종자연은 “그동안의 정교유착도 모자라 중세의 교회처럼 정치와 경제를 조종하고, 시민의 삶까지 지배하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며 “이젠 경제조차 신앙의 잣대로 단죄하려는 개신교계가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종자연의 성명 전문이다.

-----------------------------------

‘이슬람 채권(수쿠크, Sukuk)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보수 개신교계가 반발하면서 법안의 처리가 연기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정부는 수쿠크 발행을 통해 외환자금조달 창구를 다양화하고, 그에 따라 중동의 오일머니를 유치하여 국내경제성장을 꾀한다는 이유로 ‘이슬람 채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대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이슬람채권법이 통과되면 이슬람 금융이 국내시장에 도입되어 국민들이 샤리아(율법)의 영향을 받게 되고, 이는 결국 정부가 특정종교의 포교를 위한 혜택을 주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또한 한국장로교총연합도 지난달 29일 성명을 통해 2.5%의 자카트(기부금)가 테러자금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보수 개신교계가 사회현안에 대해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는 것은 얼마든지 허용되어야 하고, 또 필요하다면 사회적 논의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표출되고 있는 배타적 태도는 그 정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오죽하면 개신교내에서조차 “경제문제에 교회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월권이며, 기독교 정신에도 어긋난다.”는 자성의 목소리마저 나오겠는가.

자카트가 이슬람 국가 내에서, 나아가 이슬람국가와 하는 모든 경제행위에 부가되는 일종의 사회기부금이라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그런데도 보수 개신교계는 이 사실을 덮은 채 자카트 자체가 마치 테러단체의 지원금인양 사실을 호도하면서 집권여당의 의원들을 조찬기도회에 불러 “이슬람채권법이 통과되면 나라가 망한다.”는 식으로 선동하고 있다. 아무리 국내 이슬람 신자가 적더라도 보수 개신교계가 이렇게 근거 없는 비난을 지속하는 것은 이슬람에 대한 심각한 모독일 뿐만 아니라, 국가공동체 모두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몰염치한 행위이다.

보수 개신교계는 이도 모자라 “이슬람채권법 개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해당 의원들에 대해 낙선운동을 할 것”이라고 정치인들을 위협하고 있다.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낙선 운운하는 것은 우리 헌법이 정하고 있는 정교분리를 위배할 소지가 다분할 뿐만 아니라, 사회통합을 심각하게 해치는 행위다. 그동안의 정교유착도 모자라 중세의 교회처럼 정치와 경제를 조종하고, 시민의 삶까지 지배하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한기총은 자신들의 모습부터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슬람채권법이 특정종교의 포교를 위한 특혜라고 주장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정치․종교․경제 유착을 노골화할 것이 뻔한 개신교 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지금의 이율배반을 대체 어떤 시민이 이해해 줄 수 있겠는가. 이제 경제인들도 이슬람 국가와 거래를 할 때는 개신교계의 허락을 맡아야 하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은 보수 개신교계의 배타적 행위에 기대어 온 자신들의 과오에 대해 처절하게 반성해야 한다. 정치 이슈에 보수 개신교계를 동원하고, 선거운동에 노골적으로 참여시킨 과거와 단절해야 하고, 지금 이 순간 정치∙사회∙교육∙복지∙문화∙역사의 모든 영역에서 행해지고 있는 정교유착의 폐해를 직시하여, 헌법을 준수하고 배타적 근본주의에서 벗어나 진정한 사회통합의 길에 합류하기를 촉구한다.

경제조차 신앙의 잣대로 단죄 받는 시대, 그런 시대에 사는 시민들의 삶은 혼란스럽고 불편하다. 이제라도 보수 개신교계가 자제하기를 간곡히 호소한다.

2011년 2월 24일

종교자유정책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