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화재 이후 문화재 방재시스템 구축이 주목할만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9일 문화재청이 밝혔다.
문화재청(청장 최광식)은 ‘숭례문’ 방화사건 이후 지난 3년 동안 문화재 방재를 위한 다각적인 정책을 추진하여 중요목조문화재(국보·보물) 150건에 대하여 예방감시 시스템 및 문화재 특성에 맞는 소방장비 구축을 완료했으며, 사적 등의 목조문화재와 기타 국제협력을 통한 문화재 방재정책의 고도화 등 다양한 방재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우선 국보·보물급 목조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한 기본적 인프라는 구축을 완료했으며, 특히 숭례문 화재 계기로 방재시설을 단기간에 구축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총 475건의 국가지정 목조문화재, 5대궁 및 조선왕릉 등 국보·보물 150건, 사적 170건, 중요민속자료 155건 등에 대해 총 949억원(’07년 15억, ’08년 170억, ’09년 590억, ’10년 174억)의 예산을 투입했으며, CCTV 등 방범설비, 화재감지 및 경보설비, 소화전 등 진화설비를 구축했다. 구축률은 475건 중 261건(55%) 완료, 5대궁 및 조선왕릉 완료, 국보보물 150건 완료, 사적 170건 중 48건(28%), 중요민속자료 155건 중 63건(41%) 등이다.
또한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에 문화재 소유자 또는 관리자에 의한 자체 진화활동이 가능한 소화장비와 방화수 저장탱크 시설(소화전 2대, 40분 이상) 설치했다.
특히 24시간 예방․감시 체계 완비로 가시적 성과 보인 것은 주목할만한 성과다.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IT기술과 접목된 원격관제시스템 등의 각종 예·경보 시설 설치와 안전경비인력 배치를 통한 24시간 감시체계를 구축했고, 고택 등 기타 목조문화재로 확대 중에 있다. 이러한 감시체계 구축으로 흥인지문(’08.7월) 등 5곳의 문화재에서 방화 시도를 사전에 제압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설치된 문화재 방재시설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운용체제 확립을 추진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상시 유지관리 시스템 구축으로 유사시 활용도 제고함으로써 ‘재난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재’라는 명제를 현실화시켰다. 문화재청은 평상시 문화재 및 방재시설을 정기적으로 점검 및 모니터링하고 즉각적으로 수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전문 업체 위탁관리 사업을 금년도부터 시행한다.
문화재 특성을 반영한 매뉴얼을 마련하고, 매년마다 업데이트를 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큰 진전이다. 문화재청은 숭례문 화재 당시 필요성이 제기되었던 화재대응 매뉴얼은 문화재 각각의 특성과 주변 조건을 반영하여 개별 문화재별로 마련했다. 현재 449건(국보·보물 150건, 사적 141건, 중민 155건)의 매뉴얼을 문화재 관리자에게 배포하여 유사시 행동요령을 몸에 익히도록 정기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소방훈련을 통해 보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각 관할 소방서에 문화재 구조도면을 제공하여 소방관용 진화매뉴얼도 마련하도록 조치하였다는 것이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문화재청은 또 문화재 방재에 대한 의무규정 강화 등 각종 제도를 보완했다. 문화재 재난예방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국보, 보물 등 목조문화재에 대한 방화관리자 선임과 소화시설․경보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소방법을 개정했고, 화재 발생시 대응 매뉴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문화재별 매뉴얼 마련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문화재보호법에 신설했다.
문화재방재의 중요성을 널리 홍보하고, 숭례문 화재의 참사를 망각하지 않도록 숭례문 화재일인 2월 10일을 ‘문화재 방재의 날’ 제정한 것은 문화재청의 방재에 대한 의지를 알리는 상징적인 조치라고 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국민과 함께 하는 방재를 모토로 ‘문화재 방재의 날’ 제정과 이날을 기해 각종 행사 추진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금년 2월 한 달 동안 전국적으로 198개 문화재 현장에서 합동 소방훈련과 안전점검 등을 실시하여 문화재 안전 관리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진작시킬 예정이다. 또한 어려서부터 문화재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제1회 문화재 사랑 어린이 창작동요제’를 개최한다.
국제 네트워크를 통한 문화재 방재 고도화 전략 추진하는 것도 새로운 시도로 주목된다.
새롭게 대두하고 있는 지진에 대한 문화재 방재대책 마련을 위해 사전대책, 대피 및 응급조치 요령, 피해조사활동, 복구방법 등의 ‘문화유산 지진재해 대응 관리지침’을 우선 마련하고, 내진목표 설정, 내진성능 평가방법, 내진보강방안 등의 ‘문화재 지진대비 중장기 기본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GIS 기반 문화재 방재지도 등 문화재 통합관리도구의 개발도 추진 중에 있다. 문화재의 종합적 상태와 위험도를 계량화하여 관리우선순위 결정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GIS 기반 문화재 방재지도의 제작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화유산 방재 패러다임의 국제적 소통을 지향하는 것도 새로운 시도다. 우리나라 문화재를 각종 훼손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데 국제적인 전문가들의 참여와 전문지식의 결집을 위한 ‘문화유산 방재 국제심포지엄’을 연례화하고, 문화유산의 보존을 위해 설립된 국제정부간기구(IGO)인 ICCROM과 각종 공동연구와 연수프로그램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양자가 MOU를 체결한다.
문화재청은 “숭례문 참화는 그간 우리 문화재 관리에서 미흡하게 다뤄졌던 문화재 방재 분야를 일대 혁신하는 중대한 계기가 되었으며, 금년은 숭례문 화재일이 ‘문화재 방재의 날’로 제정된 첫해로서, 문화재청은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는 예방적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함께하면서 보다 선진화된 전략적 방재대책 등 문화재 방재 고도화 사업을 역점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