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스님 소신공양 국민추모제가 5일 오후 7시부터 3000여 명의 사부대중이 동참한 가운데 엄수됐다.

문수스님의 후배인 중앙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의 위패 및 영정 입장과 함께 시작된 추모제는 사회를 본 우희종 교수의 개회선언과 함께 김선우 시인의 문수스님 행장으로 이어졌다.

이어 중앙승가대학교 총동문회 스님들이 불교의식으로 천도재 의식을 집전했다. 의식이 집전되는 순간 참석 대중들은 한마음으로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며 스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이어 태원 중앙승가대 총장, 법타 동국대정각원장, 수경 불교환경연 대표, 현응 조계종 교육원장, 법륜 정토회 지도법사 등 스님들과 문정현 신부, 정상덕 교무 등 각 종교계 성직들, 정세균 민주당대표와 손학규 전대표, 한명숙 전 국무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 김진표 의원, 김진애 의원, 홍희덕 의원, 천호선 국민참여당 최고위원, 김영종 종로구청장 당선자 등이 헌화했다.

이어 서상진 신부와 양재성 목사, 강혜은 교무, 지관 스님 등 4대강 사업 반대 4대종단 대표들이 합동추모사를 통해 문수 스님의 유지를 이어나갈 것임을 다짐했다.

서상진 신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생명을 버리신 스님의 영전앞에 섰다”며 “스님의 큰 뜻을 이어 4대강 개발사업을 결코 묵과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원불교 강혜은 교무는 “일면식도 없었던 스님이 보고 싶고 그립다”며 “스님의 그 간절한 마음이 이심전심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모든 국민들에게도 전해질 것”이라고 애도했다. 양재성 목사도 “문수스님은 자연의 고통을 당신의 고통으로 받아들인 동체대비를 모든 국민들에게 보여주셨다”며 “돈 되는 일이면 무엇이든 하는 세태에 경종을 울렸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서울한강선원장으로 12일째 단식정진 중인 지관 스님은 “당신이 남긴 유서는 생명이 죽어가는데 외면하는 종교와 종교인은 더 이상 종교이자 종교인일 수 없음을 보여준 불호령”이라며 “당신께서 남긴 뜻을 골수와 육비에 새겨 따르겠으니, 부디 후일은 저희들에게 맡기시고 편한 세상에서 헐훨 자유로이 날아가시라”고 기원했다.

이어 중앙승가대총동문회 회장 원정 스님은 추도사를 통해 “오늘 스님과 함께 수행의 길을 걸었던 우리는 더 없이 참담하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서 있다”며 “이제 스님을 이렇게 보내드리고 나서야 모든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는 일에 침묵했던 것이, 그저 형식적인 몸짓을 보인 것으로 할 일을 다 했다는 일말의 자위가 얼마나 부끄럽고 어리석은 것이었는지를 뼈저리게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정 스님은 이어 “문수 스님, 이런 부끄러운 저희를 용서하지 말고, 살아남은 이들의 어리석음과 용렬함을 행여 자비심으로 감싸려 하지마시라”며 “오늘 스님을 추모하는 이 자리는 스님께서 그렇게 간절하게 외친 큰 뜻을 이제 남은 우리들이 짊어지고 갈 것임을 다짐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사회단체를 대표해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가, 4대강 반대 전국교수모임을 대표해 이상근 중앙대 교수가, 소외된 계층을 대표해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이 각각 나서 조사를 올렸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문수스님께서 남긴 유지를 80만 민주노총이 받들어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어허, 부처를 죽이지 마세요/ 저 들에 서 있는 나무 부처를/ 저 강에 구르는 돌부처를…” 송경동 시인의 조시가 절규로 장내에 울려퍼지자 참석대중들은 지긋이 눈을 감고 더운 눈물을 뺨으로 흘러내렸다.

이날 추모제는 가수 강허달림의 ‘미안해요’라는 추모노래 연주와 수경스님의 호소문 낭독, 국악인 전명신의 ‘아, 연꽃이여’ 연주를 끝으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