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스님이 군위 시내를 흐르는 위천 제방에서 4대강 개발을 반대하며 소신공양을 했다.

조계종 호법부에 따르면 경북 군위에 위치한 지보사(은해사 말사)의 문수 스님이 5월 31일 오후 2시경 군위의 하천 제방에서 '4대강 개발 반대' 등의 유서를 남기고 소신공양했다. 스님이 발견될 당시 스님의 법구와 함께 주변 제방이 불에 타 있었다고 군위경찰서 측은 전했다.

지보사 주지 원범 스님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문수 스님의 유서에는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 이명박 정권은 부정부패를 척결하라. 이명박 정권은 재벌과 부자가 아닌 서민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원범 스님 죄송합니다. 후일을 기약합시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고 말했다.

원범 스님은 또 문수 스님은 지난 3년간 지보사 선원에서 정진만 했고, 대외적인 활동은 한번도 한 적이 없었다. 평소에 성격이 원만하면서도 소신이 아주 뚜렷한, 불의를 보면 결코 참지 못하는 전형적인 수좌 기질을 지니고 있었다고 전했다.

문수 스님의 법구는 현재 군위삼성병원에 모셔져 있다. 군위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정황을 볼 때 스님이 스스로의 몸에 불을 붙여 자살을 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부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은 급히 호법부 감찰 스님 등을 현지로 파견, 정확한 정황을 조사할 예정이다.

1963년생인 문수 스님은 1986년 자운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90년 구족계를 수계했으며, 은사는 시현 스님이다. 1998년에는 중앙승가대 학생회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통도사, 두방사, 해인사, 묘관음사 선원 등에서 수선안거를 했다. 2006년부터 2007년까지는 청도 대산사 주지를 역임했으며, 이후에는 3년째 군위 지보사 선원에서 안거를 해왔다.

소신공양이란 부처님에게 자신을 공양하기 위해 스스로의 몸에 불을 지르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