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안거 결제가 있던 날, 문경 대승사 선원에도 20여 명의 선납자들이 방부를 들였다. 결제를 위해 용상방을 짜던 날, 마침 대승사를 참배했다. 하늘은 청명하고 햇볕은 맑았으며, 바람은 청량했다. 대웅전 앞 하부만 남아 있는 석등 위에 누군가 올려놓은 작은 달마대사의 조상이 눈에 띤다. 달마대사, 그는 서역에서 중국에 마음 법을 전한 분이다. 따지고 보면 제방의 선원에서 납자들이 결제를 하고 3개월간 정진에 드는 것은 1700공안 중의 하나인 ‘조사서래의’ 즉 조사가 서쪽에서 온 까닭을 밝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석달 후 하안거 해제 날,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을 확철하게 아는 선지식이 속출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