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차(茶) 품질 표준안을 마련하고 차문화콘텐츠를 개발하는 전문 연구기관이 설립됐다.

동국대 불교대학원 차문화콘텐츠학과와 명원문화재단이 공동으로 한국차품질평가원을 설립했다. 2월 8일 개원한 한국차품질평가원은 김의정 중앙신도회장이 이사장을 맡았으며, 백련사 주지 여연 스님이 초대원장을 맡았다. 또한 동국대 차문화콘텐츠 학과 혜성 스님과 박희준 교수, 국민대 유양석 교수, 광주여대 추민아 교수 등이 연구진으로 참가했다.

김의정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차문화가 이미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섰음에도 차 산업화에 있어서 아직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은 차의 품질 표준안 마련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차문화의 뿌리가 되는 차의 육종, 재배, 관리, 제다, 품평 등에 관한 연구와 교육을 통해 차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경쟁력있는 우리 차문화를 이끌어 가고자 한국차품질평가원을 설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의 차문화가 이미 1000만 시대라 할 정도로 상당한 궤도에 올랐음에도 차산업의 수준은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상당히 열악한 수준이다. 최근에는 차농사를 짓는 한 농민이 생활고에 못이겨 자살을 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차 산업의 수준은 열악하기 그지없는 형편이다.

이같은 문제점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아직까지 한국에서 차를 객관적으로 인증하고 보장할 만한 차품질 표준안이 없다는 점이라는 것이 평가원 측의 설명이다. 이에 비해 중국에서는 이미 1914년, 일본에서는 1940년대에 차품질에 관한 표준안이 마련된 바 있다.

평가원은 지난 3년간의 준비기간 동안 차품질 표준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현재 표준안을 농림부에 제출한 상태이다.

초대 평가원장을 맡은 여연 스님은 “차는 현대인의 기호식품으로 대부분 개인적 취향으로 느끼고 있는데, 이제는 차의 과학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해 원장직을 수락하게 됐다”며 “차의 색, 향, 맛과 생산지역, 제조방법까지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면 차의 수준이 올라가고 유통시장의 혼란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차품질평가원은 2월 9일부터 21일까지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6일간 차품질평가원 초급반 교육과정을 진행한다.

김의정 이사장은 “평가원 교육과정에서는 우선 건강한 차, 믿을 수 있는 차를 선별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고, 나아가 중급·고급 과정을 마련해 자격증까지 발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