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향일암 전소 등 문화재 화재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전국 국보급 문화재의 23.8%가 전기설비 안전 부적합 판정을 받는 등 문화재가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회 연속 부적합 판정을 받은 문화재도 42곳에 달했다.
1월 12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정훈(한나라당 부산갑)의원실이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제출한 2007년~2009년까지 ‘전국 문화재 전기설비안전 점검실시’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9년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전국 문화재 안전점검 점검 대상 전국 문화재 10곳 중 1곳 이상(※부적합률 12.7%)이 전기설비 안전점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전국 문화재 2109곳을 대상으로 한 전기설비안전 진단결과 268곳(12.7%)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2008년에는 1988곳 가운데 214곳(10.8%), 2007년에는 1975곳중 222곳(11.2%)이 부적합 판정을 받아 3년간의 부적합률이 11.6%에 달했다. 해가 갈수록 부적합률이 오히려 늘어난 결과다. 화마(火魔)에 휩싸이면 복원이 큰 의미가 없는 문화재 10곳 중 1곳 이상이 전기설비 안전‘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셈이다.

2009년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전국 문화재 안전점검 대상 유형별 결과를 살펴보면, 국보 23.8%(21/5), 보물 21.6%(116/25), 전통 건조물 22.1%(140/31) 순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아 국보 및 보물급 문화재의 전기로 인한 화재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2009년 현재 전국 문화재 중 3회 연속 부적합 판정을 받은 문화재만도 42곳이나 되며, 2회 연속 부적합 판정을 받은 문화재는 75곳이나 되는 것으로 분석결과 나타났다.
전국 문화재 중 3회 연속 부적합 판정을 받은 문화재의 분포 현황을 살펴보면, 대구․경북이 20곳으로 1위(47.7%), 전북 7곳, 강원 6곳, 경남 4곳, 광주․전남 3곳, 부산․울산 1곳, 충북 1곳 순으로 나타났다.
김정훈 의원실은 이처럼 문화재 전기설비안전 부적합 문화재가 지속적으로 10% 이상씩 계속적으로 나오는 데는 크게 세 가지 원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첫째, 전기설비 안전 관리 주체인 관리문화재청과 지자체의 문화재 전기안전 점검 및 관리소홀을 들었다. 현재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전국 문화재 전기설비안전 점검’은 문화재청과 지자체의 신청으로 1년에 1차례 실시하여 그 결과를 통보하고 있으며, 그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문화재의 경우 해당 관리 주체인 문화재청과 지자체가 안전관리를 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시스템에서 2년, 3년으로 연속하여 부적합 판정을 받고 있는 문화재가 상당수 나오고 있다는 것은 관리 주체인 문화재청과 지자체가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입증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목조문화재 특성에 맞는 전기설비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거론된다. 현행『전기설비기술기준 및 판단기준』에는 보편적 건축물 또는 시설물에 대한 시공 기준으로 구성되어 있어, 대부분이 목조 건축물로 되어있는 문화재의 경우 적합하지 않다.
셋째로 안전관리 분야의 문화재 전문기술자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문화재청은 문화재 전문수리기술자들에 대한 적정 자격 검증을 위하여 전문 자격시험과 전문 교육을 매년 1회 이상 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문화재 전문기술자를 보수단청업자, 조경업자, 실측설계업자, 박제 표본업자 등으로 세분하여 자격요건을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문화재보호법제18조 내지 27조, 同법 시행규칙 제13조, 제19조)
그러나 안전관리 분야인 전기, 소방시설은 이들 전문수리기술자격 및 정기적인 교육 없이 개별법에 의한 해당분야 공사업등록업체에서 시공하고 있어 목조 문화재 특성에 부합하는 적정시공이 미비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김정훈 의원은 “문화재는 화재가 발생하면, 복원이 큰 의미가 없기에 목조 문화재의 특성에 적합한 전기설비 시공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 및 유관기관 협의회 구성 등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전기설비 분야에 대한 문화재 전문수리기술자 제도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