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념, 월서, 종하, 대우, 각명 스님이 자승 스님의 승적 변조에 대한 해명과 종단의 적극적인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념, 월서, 종하, 대우, 각명 스님은 9월 24일 템플스테이 기념관 3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가진 다섯 스님은 현재 총무원장 선거 출마선언을 했거나 출마가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는 현재 가장 두터운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자승 스님에 대한 반(反)자승연대를 구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날 인사말을 전한 정념 스님은 “제33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즈음하여 종단 안팎의 상황이 혼탁하기 그지 없다”며 “그 우려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우리 다섯 명이 규정과 원칙을 지키는 모범적인 선거를 치르자는 취지로 오늘 기자회견을 자청했다”고 밝혔다.

정념 스님은 또 “의문이 던져진 부분에 대해서 명쾌한 해명을 통해 적극적으로 밝힘으로써 종도들이 원하는 선거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이는 여기에 앉아있는 다섯 후보에게도 모두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이날 예비 후보들은 성명서를 통해 ▲총무원장은 종단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불법, 탈법 선거를 미연에 방지함에 만전을 기해야 하며, 각종 담합과 합법을 가장한 탈법선거에 대하여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된 사례는 불편부당, 원칙에 입각하여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것을 포함 모두 5개항을 건의했다. 나머지 4개 건의내용은 다음과 같다.

▲후보자들에 대한 건의; 각 후보는 자신에게 제기된 일체의 의혹에 대하여 대중 앞에 솔직하게 사실 여부를 밝혀서 한 점의 의혹이 없도록 해야한다. 파벌과 이해득실에 따른 이합집산이 아닌 정정당당하고 공명한 선거가 되도록 후보자간 결의로서 천명하고 이후 탈법의 요소가 발견되면 즉시 탈퇴하기로 한다.

▲대중에게 건의; 선거권자를 비롯한 모든 대중은, 인정이나 파벌, 학연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소임을 담보하거나 금권선거를 철저히 배격하여야 한다. 부정선거 사례 발견시 종단의 해당기관에 즉시 제보한다.

▲괴문서 처리에 대하여; 종단은 괴문서 관련자를 색출하여 일벌백계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사법기관에 공개수사를 촉구하여 범인 검거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종단은 괴문서 악습이 재발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괴문서 내용에 대하여; 익명의 투서라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중대할 시는 종단은 조사해서 대중에게 공표해야 한다.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여 객관적인 인사들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명징하게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

참석자들은 이어 유력 후보인 자승 스님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6가지의 의문점을 제시한 후 이같은 사항에 대해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사가 필요한 사항으로는 △1990년 승적을 변조한 구체적 경위 △1994년 징계시 조사내용과 처분의 적법성 △승적변조후 16년간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도 2000~2001년 분한신고에서의 정정을 회피한 이유 △2006년 총무부장 재직시 승적정정 세부진행절차와 근거법령 △재적본사를 경유토록 돼 있는 규정 준수 여부 △승적변조에도 제적처리되지 않은 배경 등을 지목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또 한 명의 예비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도영 스님은 참석하지 않았다. 도영 스님의 한 측근은 “도영 스님은 좀 더 구체적인 논의를 거친 다음 차후에 이 같은 기자회견을 열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성 명 서> 제불보살님 전에 분향삼배 후 발로참회하며 성명서를 발표합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불조혜명이 시방삼세에 두루 면면함은 계율과 청규로서 체를 삼고 참회로서 서로 화합했기 때문입니다. 현 우리종단은 종헌종법의 질서를 확립하고 청정무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리사욕으로 혼탁 되었음을 부정키 어려우며, 온갖 추문이 난무하는 통탄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종단에 병폐가 있으면 대중이 자정과 참회로서 바로잡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포자기와 수수방관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삼보정재는 개인축재의 제물이 된지 오래 되었으며 이로 인해 교세의 확장은 물론 대중화합의 길마저 요원합니다. 이러한 악습을 근절치 않고서는 불조혜명의 가르침이 온전하기를 기대하기란 맹귀우목과 같습니다. 급기야 청정선거를 기대했던 제33대 총무원장 선거는 이미 은밀하게 진행된 편법과 회유로 인해 아수라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모든 대중들의 염원인 청정, 공명, 검증, 그리고 종책 제시와 선의의 경쟁을 통하여 총무원장이 선출되고 대중에게 폭넓은 선택의 기회를 주어서 화합하기를 열망했던 기대는 저버려야만 하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최근 저간에 회자되는 모 스님의 신상에 대한 내용은 청정한 승가로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것입니다. 그 진위 여부를 떠나 이 자체만으로도 승가가 다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우리가 청정성을 회복하고 악습과 구태의 싹을 자르려는 자정적의 노력을 외면한다면, 화합을 빌미로 부정을 감싸는 행위와 주장을 한다면, 그야말로 사자신충과 다름 아닙니다. 급기야 제33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불편부당하며, 공명선거를 지향해야할 종단의 일부 부장들이 모 후보 중진스님의 승적문제로 서로 다투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은 종단의 권위가 붕괴되고 종무행정기능이 마비되었다는 증거입니다. 이러한 내분적 일련의 사태를 수수방관할 시 대중은 고립과 반목을 자초하여 승가는 필경 붕괴의 길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앞섭니다. 나아가 한국불교와 조계종은 결국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며, 좌초되고 말 것이라는 위기의식에서 본 성명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33대 총무원장선거의 예비후보들은 종단의 기강과 종무행정질서를 바로 세우고자 애종과 구종심에서 다음과 같이 각 후보를 비롯하여 종단과 대중에게 건의, 주장합니다. 첫째, 종단 집행부에 건의합니다. - 총무원장은 종단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불법, 탈법선거를 미연에 방지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 각종 담합과 합법을 가장한 탈법선거에 대하여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된 사례는 불편부당, 원칙에 입각하여 처리해야 한다. 둘째, 후보자들에게 건의합니다. - 33대 총무원장 후보에 출마하는 각 후보는 자신에게 제기된 일체의 의혹에 대하여 대중 앞에 솔직하게 사실 여부를 밝혀서 한 점의 의혹이 없도록 해야 한다. - 파벌과 이해득실에 따른 이합집산이 아닌 정정당당하고 공명한 선거가 되도록 후보자간 결의로서 천명하고 이후 탈법의 요소가 발견되면 즉시 탈퇴하기로 한다. 셋째, 대중에게 건의합니다. - 선거권자를 비롯한 모든 대중은, 제33대 총무원장 선거는 종단의 미래가 담보된 매우 중요한 선거로서, 인정이나 파벌, 학연에 연연하지 말고 종단의 발전을 책임질 인물을 선택할 것을 주문한다. - 소임을 담보하거나 금권선거를 철저히 배척하여 청정종단의 자존을 지키며 사회의 지표가 되도록 앞장선다. - 부정선거의 사례가 발견될시 구종의 차원에서 종단의 해당기관에 즉시 제보한다. 넷째, 괴문서 처리에 한 점 의혹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 종단은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괴문서 관련자를 색출하여 일벌백계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 사법기관에 공개수사를 촉구하여 범인 검거에 만전을 기하도록 해야 한다. - 종단은 괴문서 악습이 재발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 및 청정한 승가의 구현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다섯째, 괴문서의 내용에 대하여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 괴문서나 익명의 투서라 해도 그 내용이 중대할 시는 조사하는 것이 통상임. 따라서 종단은 한 점의 의혹이 없이 조사하여 대중에게 공표해야 한다. - 현재 제기된 내용은 그 대상이 종단 지도자의 물망에 오르고 있음. 종단의 미래가 담보된 매우 중요한 사안이므로 원칙에 입각하여 조사하여 전모를 밝혀야 한다. -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여 객관적인 인사들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불편부당하고, 명징하게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 제기된 의혹으로서 (1) 1990년 경 승적을 변조한 구체적인 경위. (2) 1994년도 징계의 건 중, 위 승적 변조 부분에 대한 조사내용과 그에 대한 처분 결과의 적법성 여부. (3) 위 승적 변조 이후 16년간 중앙종회의원직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도 2000-2001년도의 분한 신고 등 정상적인 절차에 의한 승적 정정 과정을 회피한 이유와 배경. (4) 총무부장 재직시인 2006년 2월 7일에 자행된 자신의 승적정정에 대한 세부 진행 절차의 공개와 위 절차의 근거 법령이 무엇이었는지 여하. (5) 승려의 모든 서류는 재적 본사를 경위하게 되어 있는 ‘지방 종령법 및 2002년 9월 24일 시행된 승적기재사항 변동처리절차’의 규정을 준수하였는지 여부와 미(未) 준수 시, 위 법규를 무시하고 총무원에 직접 서류를 제출할 수 있는 다른 법령 등이 존재하는지 여부. (6) 승려법 제 54조의 3 제2호 가목에 의하여 입적 신청서에 허위가 밝혀진 자는 징계 없이 제적처리를 하게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 승적 변조(입적 허위)의 상태가 계속되고 있었는데, 이에 대하여 제적처리 등의 조치가 없었던 배경. 이상과 같은 위법사항에 대하여 한 점의 의혹이 없도록 철저하게 조사하여 사부대중들의 의혹을 해소해야하며, 기타 관련된 모든 의혹들을 명징하게 밝혀야 한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조계종은 1천 7백 여 년의 역사의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최대 종단입니다.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본원과 시대적 소명을 완수하고, 새로운 민족문화의 창달에 앞장서야 하는 중대한 시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까지도 혁신과 자정을 두려움으로 외면하고 구태의 악습으로 윤회하고 있습니다. 종단이 먼저 바로서지 않고서 어떻게 사회와 대중을 이끌고 제도할 수 있는지 묻습니다. 제 33대 총무원장 선거에 후회 없는 선택으로 종단 발전에 앞장서줄 것을 당부 드립니다. 대중들이 출가자로서 본분을 지키고 불조의 혜명을 계승하며, 단월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감을 통감한다면 조계종으로 대표되는 한국불교는 희망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