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화선 대중화를 위한 소통과 모색 제10차 조계종 간화선 세미나가 ‘한국 간화선의 특징과 간화선 전통의 형성’을 주제로 지난 9월 11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2백여 청중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제1주제 ‘한국 간화선 선풍의 성립과 특징’을 발표한 김방룡 교수(충남대)는 ‘간화선의 대중화와 세계화가 어떠한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점검하고 지눌의 간화선 성립과정 및 특징을 중심으로 살폈다.

김방룡 교수는 “조계종의 성격은 선주교종(禪主敎從)적 선교융합(禪敎融合)이라고 할 수 있다”며 “간화선의 대중화와 세계화 작업이 ‘회통적 의미로서의 선종’을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지눌에 의해 성립된 한국 간화선의 특징을 요약해 보면 첫째, 지눌은 간화선을 선종에 소속된 사람만이 아닌 교종과 기타종단에 소속된 사람, 승려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수행해야만 하는 이유와 회통의 논리를 제공하였고, 둘째, 선에 대한 체계와 수행법을 숙지하여 돈오점수(정혜쌍수, 지관겸수), 간화선의 과정을 겪어야 깨침의 세계에 들어간다는 것을 자신의 체험에 바탕하여 대혜의 사상에 충실하게 논리적인 체계를 제공하였으며, 셋째, 선의 경지가 화엄의 궁극적 세계와 하나임을 밝히고, 간화선을 통해야만 그 세계에 들어갈 수 있는 이유를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설득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논평을 맡은 한형조 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는 “지눌스님은 모두 세 번의 깨침을 얻었는데, 깨침의 바탕이 된 것은 모두 어록이지 화두가 아니었다”며 “이 점은 간화선과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계종이 화두선을 중심으로 한다면 단계별로 설명해야 하는데, 교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교를 배타할 것이 아니라 협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욱 고려대 강사는 “한국불교의 전통을 계승하는 조계종이라면 선종만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며 “통불교로서의 조계종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 1단계에서는 염불과 주력수행을, 중간단계에서는 위빠나사 등 초기불교의 수행법을, 마지막 단계에서 1,2단계 수행의 기초를 통해 화두선에 드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또 “제3의 수행법이라고 불리는 수행법에 대해서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종인 부산대 연구교수는 ‘선문촬요와 한국 간화선 전통의 형성’이라는 제복의 논문에서 <선문촬요>가 한국 근현대 간화선 대중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선문촬요>는 2권으로 이뤄져 있으며, 중국과 한국의 선사들의 글 15편을 모아 편집한 책으로 편집자는 경허스님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선문촬요> 곳곳에 드러나는 간화선의 수승함과 관련된 구절과 근대 간화선을 대표하는 선사인 경허스님이 편집하고 용성스님이 널리 보급한 것을 토대로, 이 책이 간화선 중심의 현대 한국불교 전통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김호귀 동국대 강사는 “선문촬요 가운데 간화선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글은 몽산법어와 간화결의 두 편에 불과하다”며 “이 책이 선불교 전통의 확립과 관계있을 뿐 아니라 선불교 전통 내에서도 간화선 전통과 특별히 관계있다”는 말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변희욱 서울대 강사는 “책의 편집 배경에 대한 김 교수의 의견은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선문촬요>가 한국 간화선 전통의 형성에 어떻게,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에 대한 설명이 미진해 이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