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 파라밀요양병원에 입원한 봉경 스님은 2년 전 뇌경색진단을 받아 현재 뇌가 50%이상 마비돼 스스로 거동을 할 수 없는 상태다. 매달 병원비만 40만원이 필요하지만 치료비를 마련하는 것도 빠듯하다. 종단에서는 지원이 전혀 없는 상황이고 동학사에서 도반들이 부정기적으로 병원비를 지원했을 뿐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치료비는 전적으로 속가 가족들이 책임졌다. 위로 4명의 언니들이 치료비를 지원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왜 자신들이 도와줘야 하느냐고 볼멘소리가 나와 가족들끼리 반목까지 생겼다. 급기야 가족의 해체까지 일어날 만큼 심각한 상황에 다다른 것이다. 다행히 큰 언니는 꾸준히 문병을 오고는 있다.
지난해부터 스님 요양비 간병비 지원을 위한 모금을 진행해 온 연꽃마을 대표이사 각현 스님은 이 소식을 접하고 내년 1월부터 실시하기로 했던 지원사업을 9월 1일부터 앞당겨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승려노후복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많았지만 직접적으로 지원을 결정한 사례는 연꽃마을이 처음이다.
이에 각현 스님은 9월 7일 파라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님요양간병비 지원사업 실시를 공식 발표했다.
각현 스님은 “지원사업은 연꽃마을이 운영하는 요양원과 요양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스님들의 요양비를 지원하는 것”이라며 “스님들이 노후에 대한 두려움 없이 안심하고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재는 요양비와 간병비 중 50%를 지원하기로 계획을 세웠다”는 각현 스님은 “사부대중들의 후원이 늘어난다면 전액을 지원해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각현 스님은 “연꽃마을에서 스님들을 지원하는 모습이 자칫 종단을 무시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종단을 무시하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연꽃마을의 작은 출발이 승려노후복지의 변화를 가져오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된다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연꽃마을은 8월 26일자로 스님간병비지원규정을 제정하고 9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현재 간병비 지원을 받고 있는 스님은 봉경 스님 한명이며 앞으로 신청을 받아 혜택을 받는 스님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스님간병비지원규정에 의하면 지원대상은 조계종 스님 또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종단 스님이며 3개월 이상 장기입원을 원하는 스님에 한한다. 지원방법은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의 시설장은 스님이 입원하면 매월 건강보험공단에 진료비 청구 시 법인사무처에 지원요청서를 첨부해 요양비 또는 간병비를 청구할 수 있다.
지원 금액은 요양원 요양비 지원은 본인부담금 중 50%, 요양병원의 간병비 지원은 기저귀 포함 50%이다. 단 지원 대상 스님이 퇴원이나 사망, 시설의 정당한 지시에 따르지 않거나 화합을 해치는 행위를 할 때, 또는 지원을 거부할 경우에는 지원이 정지된다.
스님들에 대한 지원은 50%로 정했지만 특례규정을 마련해 전액지원의 가능성도 마련했다. 특례지원대상은 간병비 지원사업에 공로가 있는 스님, 2년 이상 장기간 요양원에 입원하고 있는 스님,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인 스님, 기타 심의위원회 의결로 지원을 결정한 스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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