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을 옮겨 적는 수행인 사경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다. 화려함과 장엄함, 그리고 정교함까지 불교예술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드러낸다.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한국사경연구회 김경호 회장의 손끝이라면 가능하다. 1㎜의 그 좁은 간격에 그려진 10개의 선을 본다면 누구나 눈이 휘둥그레진다. 완성된 사경 작품은 그대로가 화엄세계이다.

김경호 회장의 사경 작품이 9월 9일부터 20일까지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열리는 2009문자문명전에 초대돼 전시된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벌써부터 기대에 부풀어 있다.

문자문명전은 1988년 창원 다호리 고분에서 5자루의 붓과 삭도가 출토됐지만 이에 대한 검토가 미흡했음을 반성하고 이에 대한 성찰을 다짐하는 상징적인 전시회다. 서기 1세기 후반에서 기원전 1세기 사이의 유적으로 알려진 다호리 고분에서 붓이 출토 됐다는 사실은 당시의 문자문명을 유추할 있는 사료로 서예가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이다.

문자문명전에 초대된 작가들은 각 시대를 대표하는 국내 최고 서예가들로 김경호 회장은 통일신라와 고려시대를 대표해 초대됐다. 사경예술을 현대적으로 계승 발전시키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김경호 회장의 작품들은 총 5개 공간으로 나눠진 전시장에서 유일하게 제2전시실에서 독립 전시된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감지금니 무구정광대다라니경, 일불일자 화엄경약찬게, 고려사경 변상도, 초안당 유성선사 탑비, 시무외수진언, 관세음보살백련화수진언 등 약 30점이다.

이 중 시무외수진언과 관세음보살백련화수진언은 초대전을 위한 작품으로 1개월의 제작기간이 걸렸다. 또 불교경전은 아니지만 천부경을 만다라형식으로 풀어낸 작품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