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무더위는 기가 한풀 꺾이고 하늘은 점점 높아만 간다. 15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선운사의 향기가 가을 속으로 스며들면 고창은 어느새 축제의 마당으로 화려하게 변신한다. 선운사의 향기의 시발점은 선운문화제다. 지난해 처음 문화제가 열릴 때부터 지역주민들의 호응이 높아 선운사만의 잔치가 아닌 고창의 축제로 각인됐다.

제24교구본사 선운사가 올해도 선운문화제를 개최한다. 제2회 선운문화제는 9월 19일부터 20일까지 선운사 일대와 고창 공설운동장 등지에서 열린다.

19일 본행사에 앞서 실질적으로15일 개최되는 고창주민게이트볼대회로 막을 여는 선운문화제는 검단선사의 유산-한지공예전과 보은염 이운행사, 농산물 직거래 장터, 박한영 스님의 생애와 사상을 조명하는 학술세미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보은염 이운은 선운사와 고창지역 주민들과의 전통을 간직한 행사로, 과거 도적이 자주 출몰하던 고창지역에서 불법으로 이들을 교화하자 지역주민들이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해마다 봄가을이면 소금을 시주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또 주목할 만한 행사는 석전 박한영 스님의 생애와 사상을 조명하는 학술세미나다. 박한영 스님은 근대불교의 선구자적 역할을 한 스님으로 호는 석전 또는 영호, 법명은 정호이다. 속성은 박 씨인데 법명보다는 속명인 한영이 더 잘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산사음악회, 청소년음악회, 박한영 스님 유묵 특별전 등이 열리는 선운문화제는 깊어가는 가을의 길목을 더욱 풍성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