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과 역경을 통해 인생을 많이 배우는 것 같다. 오늘 떳떳하지 못한 일로 기자들을 만나게 돼 부끄럽고, 착잡하다. 작년 11월 9일 이 자리에서 종단의 현안문제를 해결하든 못하든 3월 31일까지만 총무원장직을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결과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돼 미안하다. 공인으로서 사과한다.”
태고종 총무원장 운산 스님이 오늘(4월 1일) 교계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사퇴번복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운산 스님은 “지난해 11월 3월말 사퇴 발표를 하고 난 뒤 보우승가회와 공청회를 열고,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현안에 대한 조사를 하는 등 사심 없이 종단의 현안을 해결하고 물러가려고 했으나, 종단 내 사정은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종단의 현안을 합심해 해결하는 분위기로 가지 못했다”며 “사퇴할 경우 혼란이 불가피하고, 종단과 종도들에 대한 피해가 불보듯해 개인적 비난을 감수하고 결자해지의 길을 걷기로 지난 19일 결심했다”고 밝혔다.
사퇴 번복 결심을 하기까지 종회의원 스님들과 종단내 중진 등 여러분을 만나 고견을 들었다고 밝힌 운산 스님은 “많은 스님들이 나의 고충을 듣고 이해를 했으며, 종도와 종단을 위해 큰 욕을 먹을 각오로 사퇴번복을 해야 한다고 격려해 주었다”고 밝혔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데서 불거질 도덕성 문제에 대한 비난은 얼마든지 달게 받겠다”고 거듭 밝힌 운산 스님은 “어제(4월 1일) 종회와 다음주(4월 8일) 열릴 전국 종무원장 회의를 통해 태고종은 화합의 대 전기를 맞게 될 것이며, 이런 바탕하에 봉원사 문제와 전승관 문제 등 현안들을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운산 원장은 이른 시일내에 총무원 집행부 및 중앙종무기관의 분위기 쇄신을 위한 전면적인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운산 원장에 대해 공세적 입장을 취했던 보우승가회 소속 스님들의 기용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사퇴번복이라는 적지 않은 부담을 무릅쓰고 ‘결자해지’를 명분으로 오는 11월 9일까지의 총무원장 임기를 채울 것을 공표한 태고종 ‘이운산 호’가 운산 원장의 호언대로 순항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