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위기에 빠진 불교방송이 마침내 경영진단이라는 수술을 받게 됐다.

불교방송이사회(이사장 영담 스님)는 지난 19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제68차 이사회를 열어 최단 시일내에 경영진단 전문회사를 선정해 진단 및 처방을 받기로 결의했다. 이사회는 이날 손준석, 명호근, 이용부, 전경두, 정우스님으로 5인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에 명호근 이사를 선임했다. 5인 소위는 오는 3월 26일 회의를 소집해 경영진단 컨설팅 업체를 선정하고, 컨설팅 진행에 관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

불교방송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작경비 감소, 사장 및 간부의 임금 50% 삭감, 간부급 임원 상여금 지급 유예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으나, 심각한 경영위기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날 이사들은 불교방송의 전반적인 재무구조를 비롯해 판판뉴스와 IPTV 그리고 상암 DMC 종합미디어센터 추진 등의 사업들과 사장복무규정도 모두 컨설팅 대상으로 삼아, 결과를 토대로 이른 시일 안에 이사회를 열고 불교방송의 현재와 미래를 심도 있게 논의하기로 했다.

이사회에 참석한 한 이사는 감사로부터 보고받은 불교방송의 현 상황은 사실상 부도상태와 다르지 않았다며 “방송국 임직원들이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그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단계는 지났으며 객관적이고 철저한 경영진단을 통해 나온 처방으로 회생의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사회는 2008년 결산 감사 보고를 받은 뒤, 토의안건인 결산안 승인까지 2시간에 걸쳐 질의와 답변 시간을 갖고 계속된 영업 손실을 문제 삼으며, 판판뉴스와 IPTV 등 이사장 영담 스님의 무리한 사업 확장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는 또 총 매출 115억 8000여만 원, 총 지출 163억 3000여만 원, 당기순손실 7억 5000여만 원으로 보고된 2008년 결산안을 통과시키고, 토의안건으로 올라온 이사 영입 등의 안건은 보류했다.

불교방송이사장의 대한불교진흥원 추천 사장후보 거부로 불교방송에 대한 지원과 관심을 중단하며 한때 결별설까지 돌았던 불교진흥원은 이번 19일 이사회를 통해 자연스럽게 불교방송 문제에 발을 담그게 됐다. 불교진흥원 관계자도 이를 인정하고, 불교방송 경영위기 극복방안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불교진흥원측 불교방송 이사들이 참여하게 된 만큼 최선의 대책을 마련하는데 힘쓰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총 18명의 이사 중 불교방송 이사장 영담 스님을 비롯해 종하, 정우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 정사, 무외 정사, 진흥원 민병천 이사장, 이용부 이사, 송석구 이사 등 12명의 이사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