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선거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18일 속개된 조계종 중앙종회에서 진행되고 있다.

개정안을 둘러싼 논쟁의 초점은 주로 세 항목으로 정리된다.

우선 각 교구본사별 선거인단 구성. 현행 종법에서는 재임중인 중앙종회의원과 각 교구종회에서 선출하는 10인으로 구성되는 선거인단에서 총무원장을 선출한다고만 명시돼 있다.

이번에 제출된 수정안에는 교구종회에서 선출할 총무원장 선거인 후보자가 10인을 초과한 경우 본사주지와 1인 1표에 의한 직접, 비밀투표로 총무원장 선거인을 선출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교구본사 주지의 고유권한으로 여겨온 선거인단 10명의 선출권을 다수의 종도들에게 돌림으로써 부정, 금권 선거를 방지하는 조치라는 것이 법안을 제출한 총무분과위원회의 설명이다.

보인 스님은 “종단 개혁 이후 가장 민주적인 방식이라고 해서 선거법이 도입됐지만 10년이 지나니까 선거법이 계속 문제가 되고 있다”며 “진짜 민주적인 절차로 선거를 치르려면 10년 이상 비구, 비구니들 모두에게 선거권을 주는 직접 선거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인 스님은 이어 “본사주지 역량을 약화시키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이 법은 선거를 교구본사 내에서까지 끌어와 선거판을 과열시키는 악법 중의 악법”이라며 “이 개정안은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장주 스님은 “스님들이 이 법안을 두고 자기가 속한 본사의 이해관계로 말하면 안된다”며 “이번에 제출된 개정안은 간선제 중에서도 가장 직선제에 가까운 것”이라고 말했다. 장주 스님은 “본사 주지들에게 선거인단 임명권한을 줌으로써 투표권을 한쪽으로 몰아주는 결과를 초래해왔다”며 “본사 재적승 300여명에게 선거인단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직선제에 버금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14조(후보자)등록 항목 개정안 또한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이다.

현행법에는 총무원장 후보자가 선거일전 10일부터 3일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서면으로 신청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개정안에는 선거일전 14일부터 3일간 본사주지 3인 이상 5인 이하 및 중앙종회의원 10인의 추천서를 첨부해 신청하는 것으로 바뀌어 있다.

이에 대해 보인 스님은 “대통령 선거조차 국회의원의 추천을 받아 후보 신청하는 경우는 어느 나라에도 없다”며 “후보난립 방지가 이 개정안의 취지라고 하지만 후보가 난립한 적도 없을뿐더러 본사주지나 종회의원 추천 없이도 누구나 총무원장 후보에 나올 수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덕문 스님은 “대통령 선거에서도 무소속 후보는 몇 퍼센트의 지지서명을 받아야 후보 등록을 할 수 있듯이 우리도 대외적인 모습을 갖춰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장주 스님은 본사주지나 종회의원 같은 직급을 명시하지 말고 비구승 1000명 이상이라든지 그런 명시를 해야지, 그렇지 않고 힘있는 특정인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선거의 공식적인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진화 스님은 “역대 총무원장 선거를 보면 중간에 후보로 나서는 분들 중에 특정한 목적을 갖고 있는 분들도 많았다”며 “공탁금 제도도 없고, 후보로 등록되면 교계신문에도 나오고 하니까 나름의 이유를 갖고 여러 분들이 후보로 나서는데, 이 개정안은 그런 문제점을 축소시키고 적어도 교구본사 주지들, 종회의원들에게 검증된 분으로 하자는 취지로 제안된 것”이라고 말했다.

도공 스님은 “이 조항은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누구나 본사 주지, 총무원장에 출마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공 스님은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들을 알리는데 갖가지 비용이 들기 때문에 공탁금 제도를 만들었던 만큼 우리도 차라리 공탁금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낫다”며 “이처럼 종회의원, 교구본사 주지의 추천을 받게 되면 후보들에게 줄을 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 15조의 5 3항의 선거법 위반 행위에 대한 조치, 27조 당선 무효 조항 또한 논란의 대상이다.

현행법 15에는 각 후보자의 금지 행위에 대해서만 명시하고 있는 반면 이번 개정안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교구선거관리위원회의 위법, 부당한 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27조에는 당선 무효 사유에 대해서만 명시하고 있는데 반해 개정안에서는 재심호계원에서 당선무효에 대한 심판을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정휴 스님은 “기존의 종헌종법과 위배되는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보인 스님은 “교구본사는 자치권, 자율권을 갖고 있으며, 본사에서도 의결 심의권이 있는데 위법하다는 이유로 중앙선관위에서 취소시키면 혼란을 더욱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며 “어떤 것이 부당하고 위법사항인지를 명시해야지 이런 식으로 두루뭉실하게 표현하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내용을 다룰 선거법 개정안 논의는 18일 오후 2시부터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