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 스님(평화재단 이사장·정토회 지도법사)이 3.1운동 당시 불교계 대표가 2명에 불과한 것은 자비심에 의한 양보에 의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법륜 스님은 한국복음주의협의회(한복협·회장 김명혁 목사)가 3월 13일 오전 7시 경동교회에서 연 3월 월례회에서의 발언을 통해 이 같은 새로운 주장을 내놨다. 법륜 스님의 이같은 언급은 그동안 실질적으로 만해 스님 등이 3.1운동을 주도했으면서도 참가 대표의 숫자가 다른 종교에 비해 크게 적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을 일소시킬 수 있는 발언으로 주목된다.

법륜 스님은 이날 독립운동은 평화적으로 해야 하고 희생을 동반해야 한다며 식민지 시대의 시대적 과제는 독립, 분단 시대 시대적 과제는 통일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종교인들이 앞장서서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법륜 스님은 특히 독립선언문에 서명한 33명 중 불교계가 2명인 이유에 대해 어릴 적 들은 얘기라며 새로운 사실을 밝혔다. 즉, 천도교·불교·기독교 11명씩 대표를 추천하기로 합의했는데 장로교와 감리교가 각자 11명을 추천해서 44명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불교계가 빠져 2명만 참가하고 개신교 16명, 천도교 15명이 서명했다고 전했다. 법륜 스님은 세상일을 할 때는 어떤 종교에 대한 편견을 가지거나 고집해서는 안 된다. 나라를 위해서는 차별과 이익 뛰어넘어 동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륜 스님은 33인 민족대표 중의 한 분이었던 백용성 스님의 법맥을 이은 스님이다.

법륜 스님의 이같은 발표에 대해 김명혁 목사(한복협 회장)는 불교계 참가가 2명뿐이라 소극적이었나 생각했더니, 사실은 적극적으로 양보해서 자비를 나타낸 것이었다는 것 알게 되었다. 개신교 목사는 나서기 좋아하는데 불교 스님들은 그게 없다고 화답했다.

한편 개신교 입장에서 발표한 이만열 교수(숙명여대)는 3·1운동에서 개신교인의 역할이 컸으며, 그 근거로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33인 중 16명이 개신교인이고 3·1운동을 전국으로 확산할 때도 개신교인이 적극 참여했다는 점을 들었다. 당시 한국에서 개신교인 비율이 1.3~15%인 것에 비하면 3·1운동 참가 비율이 놀라울 만하다는 것이다. 이만열 교수는 3·1운동에 참가한 주동자의 25~38%, 체포·투옥당한 자의 17~22%가 개신교인이었으며, 개신교인의 참여가 적극적이어서 탄압도 당했다고 주장했다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33인 중 15명이 속한 천도교를 대표해 나선 임형진 사무총장(동학민족통일회)은 발제를 통해 천도교가 의암 손병희의 주도로 교단의 인력과 자금을 3·1운동에 쏟아 부었다며 “천도교가 독립운동에 대해 대중화·일원화·비폭력 원칙을 세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