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본사 주지들은 선거법 개정에 대해 발언할 자격이 없다!

교구본사 주지협의회가 중앙종회의 총무원장 선거법 개정 추진에 찬물을 끼얹고 나섰다. 모처럼만에 종회가 계파를 초월하여 건전한 합의를 이뤄가고 있는 시점에서 줄 세우기 선거, 혼탁한 선거문화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교구본사 주지들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 저의가 심히 의심스럽다.

그동안 선거문화의 대표적 폐해로 꼽혔던 것이 금품을 매개로 한 본사 유력스님들의 투표강요행위였다. 투표일 전날 상경한 선거인단 스님들을 숙소에 몰아넣고 특정후보 지지를 강요하는 과정에서 금품이 살포되어 물의를 빚은 일도 있었고, 심지어는 특정후보 지지 사실을 입증받기 위해 자신의 투표용지를 핸드폰카메라로 찍어오게 했다는 소문까지 있었을 정도다.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투표강요행위가 가능했던 것은 대부분의 교구본사 주지들이 선거인단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임의로 구성한데 그 뿌리가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총무원장 선거인단의 4분의 3을 점하는 교구별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아무런 규정 없이 지금처럼 임의로 하자는 것이 말이 되는 주장인가?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자신들의 겨자씨만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더 이상 사부대중을 우롱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중앙종회는 이번 선거법 개정 시 교구본사주지들이 당연직 선거인단에 포함되도록 한 특혜규정을 철폐하여, 본사 주지들부터 공의를 수렴하는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2009년 3월 13일

교단자정센터 대표 김희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