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배 스님이 3월 13일 열린 동국대 이사회에 참가해 이사장직에서 물러날 의지가 없음을 밝혔다.

영배 스님은 “내가 현재 이사장으로서 도덕적 책임은 질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법률 자문을 받았다”며 “동국대 이사장 자리를 권력 투쟁의 장으로 만드는 것은 해종(害宗) 해교(害校)행위”라고 말했다.

영배 스님은 또 “나도 이사장직을 버리고 싶지만 이사회가 열리기 전부터 신임 이사장을 놓고 논의한 점은 이해를 할 수가 없다”며 “이런 사태를 같이 일으킨 이사들이 함께 책임을 지고 물러날 때, 그때 동반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영배 스님은 ‘동반사퇴할 이사가 누구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동국대 이사회는 당초 13일 오후 2시에 이사회 소집을 결의했지만 회의시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해 1시 30분으로 개회시간을 앞당겼었다. 2시까지 참석한 이사는 6명이라 성원미달로 이사회가 무산되자 영배스님은 준비한 입장발표문을 낭독했다.

영배 스님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동국대 이사회는 신정아 사건의 피해자일뿐 법적으로 책임질 일은 아무 것도 없음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졌다며 주변에서 나에게 도의적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내가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면 이사장직은 물론 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하지만 그 이유가 신정아 사건과 관련되어서가 아니라 신정아 사건에 의해 발생된 동국대에 대한 억측과 왜곡을 조기에 수습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배 스님은 나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자 일부 이사들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무조건 시정을 요구하는 일까지 벌어졌고 교육과학부라는 관의 힘을 빌려 이사회에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려 했다며 이는 동국대와 종단의 자주권을 헌납하고 이사회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영배 스님은 “나를 이사회에 나오라고 요청한 이사들이 정작 이사회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면서 이같은 행위를 선동하고 주도한 사람에게 분명히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 당사자야 말로 즉시 이사직을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지난번 이사회 소집요구 동의서를 제출했던 7명의 이사들이 한명도 참석하지 않아 결국 영배 스님이 이사장 복귀 후 첫 이사회 진행은 무산됐다.

영배 스님은 거취 입장 발표후 '종도와 학교 구성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배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