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대둔사에서 이주 노동자와 다문화 가족지원 등의 다채로운 복지포교에 진력하고 있는 진오 스님이 3월 6일 출범한 청정승가를 위한 대중결사의 초대 의장에 선출됐다. 매사에 적극적이고, 늘 편안한 미소를 잃지 않은 자세로 대중들의 신망을 받고 있는 진오 스님이 창립직후 의장이라는 막중한 자리를 맡은 심경과 계획을 밝혔다.

“월 1회 정기모임을 열어 한국사회와 세계경제 흐름을 공부하고, 8월경에는 사회참여 등 여러 대안을 제시하겠다. 종단정치에는 간여하지 않겠지만, 종단이 잘못 가고 있다고 판단될 때는 파사현정의 자세로 단호한 목소리를 내겠다.”

진오 스님은 승가단체의 출범을 놓고 늘 정치적 해석을 하는 조계종의 흐름에 대해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라며, 그러나 신경 쓸 일이 아니며,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대중결사에 참여하는 스님들의 면면을 살펴보라는 것이다. 회원들 모두가 일선포교에 매진하는 분들이고, 종단정치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분들이 아니냐는 것이다.

진오 스님은 구체적인 대중결사 운영 방안도 제시했다.

“1년간은 아카데미를 통한 회원교류 등 내부결속에 주력하겠다. 4월부터 매월 1회 아카데미를 열어 회원스님들이 현장에서 쌓아온 포교 노하우를 공유하고, 사회·세계적 흐름을 읽을 것이다. 이미 강좌의 내용도 정했다. 결사라고 해서 선방에 앉아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을 중심으로 풀어갈 것이다. 실행위원회를 통해 신속하고 단호한 활동지침이 정해질 것이다.”

진오 스님은 오는 8월 경 열리는 대대적인 워크숍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8월까지 아카데미를 통해 공부한 내용과 연구위원들이 진행할 설문조사 내용을 토대로 1박 2일 동안 무엇을 수용하고 채택할 것인가를 심도 깊게 논의하는 자리의 성격이라는 것. 이때 하반기 사업 계획도 윤곽이 그려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창립 시점이 총무원장 선거에 대한 관심이 점증되는 시점임을 두고 이런 저런 말이 많은 데 대해서도 진오 스님은 분명한 선을 그었다. 종도의 한 사람으로서 총무원장 선거에 무관심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행보는 결사 대중의 총의에 따른다는 것이다. 다만 처음부터 종단정치와는 무관한 단체임을 공언한 이상 종단정치에 간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또 대중결사를 출범시키는데 무려 3년의 준비기간이 있었음을 상기시키며, 출범시점이 총무원장 선거를 몇 달 앞두었다고 해서 우리 단체를 정치적 프리즘을 통해 보려는 것은 난센스라고 일축했다.

진오 스님은 특히 “초심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다. 대중결사보다 먼저 출범했던 승가단체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대중들로부터 신뢰를 상실해갔는지를 늘 염두에 두고 있으며, 그와 같은 전철은 결코 밟지 않는다는 것이 회원스님들의 일치된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스님은 또 적정한 시기가 되면 대중결사 모임의 외연을 현재 2부중에서 재가를 포함한 4부중으로 확대할 구상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