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총무원장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사회적 소통능력’이며, 선거제도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제도를 개선하는 것보다 부정을 방지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설문조사 내용이 나왔다.

불교미래사회연구소(소장 법안)는 3월 3일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 관한 출/재가자(리더) 인식조사’ 설문결과를 발표했다.

총무원장의 최우선 덕목은 ‘소통능력’

응답자들이 총무원장의 가장 우선적인 자질로 꼽은 것은 ‘사회적 소통능력’(86.3%)으로, ‘종무행정능력’(27.2%)이나, ‘연령’(39.2%)보다 월등히 더 중요한 기준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총무원장이 젊어져야 한다’는 항목에 대해서는 39.2%가 긍정했으며 26.0%는 부정했다. ‘정치권과의 교분’에 대해서는 긍정응답(27.8%)보다 부정적인 응답(38.7%)이 오히려 높아 불교가 정치권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인식이 훨씬 더 지배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도덕성보다 종무행정이 중요하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응답(51.6%)이 긍정적인 응답(27.2%)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회적 소통능력’에 대해서는 사부대중이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출방식보다 부정방지가 더욱 중요하다

총무원장 선출방식에 대해서는 ‘현행 선거제도가 잘 정착되고 있지 못하다’는 의견이 56.9%로 나온 반면, ‘잘 정착되고 있다’는 의견은 10.9%에 불과해, 현행 선거제도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행 선거방식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46.3%가 긍정한 반면, ‘부작용이 있어도 선거제도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은 54.9%로 나와, 차선책으로 꼽히는 직선제나 추천제에 대해 사부대중들이 대체로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신 ‘선거부정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71.4%가 긍정한 반면, 부정의견은 3.7%에 불과해 선거제도 변화보다는 선거부정에 관한 제도개선에 더욱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출방식 변경한다면 직선제

또는 원로 권위 강화 방향으로

총무원장 선출제도를 개선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에 대한 질문(복수응답 가능)에는 1순위만 대상으로 했을 경우 ‘승가고유 전통’을 꼽은 응답자가 40.7%로 가장 많았으며, ‘선거부정 방지’가 28.4%, ‘종도여론 수렴강화’가 21.2%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2 순위를 통합해 분석한 결과는 ‘선거부정방지’가 29.6%로 가장 많았고, ‘승가고유 전통’이 27.3%, ‘종도여론 수렴강화’가 26.5%로 나타나 금권, 매관매직 등 선거부정의 방지에 대한 요구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승가고유 전통’에 대한 응답은 비구와 비구니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반면 재가 남성과 재가 여성은 ‘선거부정 방지’와 ‘종도여론 수렴강화’를 더 많이 선택했다.

선출제도 개선방식에 관해서는 현행 간선제의 경우 ‘교구별 재적승 수에 비례한 수의 선거인+중앙종회의원’이 50.5%로 가장 많았고, 현행방식인 ‘교구별 10인과 중앙종회의원’은 21.1%, ‘본사주지+중앙종회의원’이 13.8%로 나타났다.

2006년도 조사에서는 ‘교구별 재적승수 비례 선거인+중앙종회의원으로 답한 응답자가 38.7%’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볼 때 ‘교구재적승 수에 비례한 수의 선거인단’에 대한 요구가 더욱 높아졌음을 알 수 있었다.

추대제로 바뀔 경우에는 ‘복수추천 후 원로회의에서 지명해야 한다’는 응답(29.6%)과 ‘원로회의 추천으로 종정이 지명한다’는 응답(29.2%)이 비슷한 비율로 나왔다. ‘소수의 추대위를 구성하여 추대해야 한다’는 응답은 22.5%로 나왔으며, ‘복수후보 선출 후 후보자간 추첨으로 결정하자’는 응답자는 9.3%에 불과했다.

직선제로 바꿀 경우에는 ‘승랍 20년 이상에게 선거권을 부여하자’는 의견이 응답자의 과반수인 52.6%에 달했다. ‘승랍 10년 이상’은 14.7%, ‘구족계 수지자 모두’는 14.7%, ‘승랍 15년 이상’은 11.6%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승랍별로 분석했을 때, 승랍이 높을수록 승랍 20년 이상으로 하자는 응답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선제로 하면 돈선거가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47.9%가 긍정적으로 응답했으며, 36.4%는 부정적으로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추대제로 하면 권력독점이 강화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6.5%가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부정적인 답변은 16.9%에 불과해, 권력독점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회의원과 본사주지, 영향도 책임도 크다

2009년 10월에 치러질 총무원장 선거에 대해서는 절반 정도의 응답자들이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9.4%가 ‘똑같을 것’이라고 응답했고 ‘다소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이 36.9%, ‘많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8.2%로 불과했다.

또한 선거부정의 가장 큰 책임은 선거인단(본사주지+중앙종회의원+교구선거인단)에 있다는 응답이 36.1%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총무원장 입후보자’라고 답한 응답자는 29.2%, ‘선거운동원’은 15.7%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총무원장 선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사람으로는 ‘중앙종회의원’을 꼽은 응답자가 39.1%로 가장 많았으며, ‘본사주지’가 32.6%, ‘현직 총무원장’이 15.2%, ‘중앙종무기관 집행부’가 6.7%로 나타났다.

차기 총무원장은 ‘승려노후복지’ 대책부터

또 차기총무원장의 중요과제로는 ‘승려노후복지 등 수행생활보장’을 꼽은 응답자가 41.2%로 가장 많았으며, ‘종교편향의 제도적 근절’이 21.7%, ‘포교 및 신도교육과 조직화’가 12.9%, ‘승려교육개선, 출가자유지대책마련’이 12.0% 순으로 나타났다. ‘승려노후복지 등 수행생활보장 문제’에 대해서는 비구(45.9%)와 비구니(55.3%)들의 응답이 재가자 남성(26.3%)이나 재가여성(28.4%)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나, 스님들 중에서도 특히 비구니 스님들이 노후복지에 관한 우려가 높다는 점을 드러냈다.

불교미래사회연구소가 전국의 비구, 비구니, 재가자 남성, 재가자 여성 총 2500명을 대상으로 12월 1일부터 1월 15일까지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는 468명이 응답해 15.7% 응답률을 보였다. 응답자의 성별비율은 남성이 55.6%, 여성이 44.4%이고, 출재가 비율은 출가자 60.3%(비구 34.0%+비구니26.3%), 재가자 39.7%(우바새21.5%+우바이181%)이다. 설문조사의 신뢰도는 95%, 오차범위 4.2%이다.

한편 미래사회연구소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3월 12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제도의 진단과 개선방향’을 주제로 공개토론회를 개최한다.

윤남진 NGO리서치 소장이 ‘설문조사로 본 조계종 선거제도 인식과 진단’을, 법무법인 신아 김형남 변호사가 ‘조계종 총무원장 선게제도 개선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발제를 하며, 종회의원 덕문 스님, 종회의원 주경 스님, 불교무설연구소장 정호 스님, 청장승가를 위한 대중결사 기획위원 금강 스님이 논평 및 토론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