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묘법연화경, 즉 법화경에서 연(蓮)은 사람을 의미합니다. 사람이 아름답고 미묘하고 불가사의한 존재임을 말하는 것이지요. 법화경에서는 사람이 개개인이 원래 평등하고 완전한 부처임을 강조합니다. 즉 불생불멸의 존재, 무량무변한 공덕을 우리 개개인이 다 지니고 있음을 인식하라고 강조합니다.” <12월 26일 조계사 법문 중에서>
요즈음 무비(無比) 스님(전 조계종 교육원장)의 법문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인간존중, 즉 각자각자가 부처요, 하나님이요, 무량공덕을 갖춘 존재이니, 자부심을 갖고 자신 있고 당당한 삶을 살아가라고 목청을 높이신다. 예전에도 이런 말씀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부쩍 우리네 각자가 부처님이라는 점을 유달리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12월 26일) 오전 10시 조계사 법당에서의 법화경 법문에서도 무비 스님은 이 점을 특히 강조했다.
“절에서 용맹정진한 공덕 때문에 부처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돼요. 그 삶이 좋아서 하는 것이지, 그것으로 인해 무엇이 얻어진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경에 바다모래에다 어린아이의 오줌을 뭉쳐 부처의 모습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이미 다 불도를 마쳤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보다 더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종교가 어디 있습니까?”
이날 조계사 법문에서 스님은 우리들 불자들에게 조바심을 일으키고, 갈등을 부르는 것은 바른 불교가 아니라 모두 방편불교라고 지적했다. 우리 모두는 죄업 많은 중생이 아니라 완전무결한 부처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날 무비 스님은 부처님이 최후로 인류에게 일러주고 싶어했던 마지막 말씀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당신이 부처님입니다!”
불교계를 대표하는 학승이자 대강백인 무비 스님이 ‘당신이 부처님’이란 말을 입에 달고 다니시는 연유는 무엇일까. 그 의문을 스님이 운영하는 출판사 ‘염화실’에서 펴낸 『당신은 부처님』이란 제목의 책을 통해 살펴보자.
“모든 사람들은 지금 이대로 부처님이 아닐 이유가 절대로 없다. 어디를 살펴보아도 지금 그대로가 부처님이다. 사물을 볼 줄 알고, 소리를 들을 줄 알고, 부르면 대답할 줄 안다. 어디에 부처님이 있어서 그렇게 할 줄 알던가? 어디에 무슨 신과 무슨 하나님이 있어서 그렇게 할 줄 알던가?”
무비 스님의 역설은 계속 이어진다.
“지금 당신이라는 부처님은 슬프면 울 줄도 알고 기쁘면 웃을 줄도 안다. 추우면 추운 줄을 알고 옷을 찾아 입는다. 더우면 더운 줄 알고 시원한 방법을 찾는다. 참으로 신통방통한 살아있는 참 부처님이다. 활불(活佛)이요, 생불(生佛)이다. 활신(活神)이요, 생신(生神)이다. 모든 사람이 본래로 이와 같거늘 지금 이대로 부처님이 아닐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그래서 사람을 유정불(有情佛)이라 하지 않던가?”
무비 스님은 평소 불교를 잘못 알고, 잘못 가르치고, 잘못 공부하여 자신과 남을 일러 ‘중생’이라는 말과 생각을 하루에 1만 번을 했다면 이제는 ‘부처님’이라는 말과 생각을 하루에 백만 번을 해야 부처님으로 당당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무비 스님은 이 소책자 중 ‘법화경의 인불사상’편에서 기존의 종교가 얼마나 부처님의 진리를, 또 사람의 진면목을 잘못 가르쳐 왔는가를 이렇게 질타한다.
“혹 사람을 잘못 알고 말하는 사람들은 죄업이 많고 번뇌 망상이 가득한 못난 중생이라거나, 또는 하나님의 종이라거나, 탐욕과 진에와 치암과 같은 몹쓸 것만 지니고 다니는 무가치한 존재라고 하지만 그것은 삿된 견해며, 캄캄한 눈을 가진 사람”이라고 비판한다. 마치 맹인이 태양이 밝게 비추는 데도 자신의 눈이 어두운 것은 탓하지 않고 태양이 없다고만 말하는 경우와 똑같다는 것이다.
이 소책자에는 법화경의 인불사상 이외에도 ‘화엄경의 인불사상’, ‘달마스님의 인불사상’, ‘육조스님의 인불사상’, ‘마조스님의 인불사상’, ‘영명스님의 인불사상’, ‘성철스님의 인불사상’, ‘선시(禪詩)의 인불사상’ 등이 쉽고 단호한 문체로 게재되어 있다.
법상에서, 또 사람을 만나는 자리에서 늘 ‘당신이 부처님이고 하나님’임을 외치고 다니는 무비 스님은, 필경 우리시대에 나투신 상불경 보살(모든 이를 부처님으로 대했던 보살)의 화현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