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불교재가연대(이하 재가연대)는 불교NGO의 대표단체로 불리기도하며 범불교대회이후 많은 불자들에게 알려졌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재가단체이다.

할 말은 하는 단체, 불교의 권익을 위해 일하는 단체라는 평가부터 너무 정치적이라는 지적, 심지어 재가연대는 불자가 아니라는 비난성 비판까지…. 이렇게 숱한 말들이 오고가는 것은 어쨌든 재가연대가 그만큼 관심의 대상이라는 반증이다.

불교NGO라 부를 수 있는 단체가 몇 없는 불교계 현실에서 자신의 위치를 굳건히 세워가는 재가연대의 진짜 모습은 어떤 것일까. 또 불교대표NGO로서 재가연대가 지향하는 목표는 무엇일까.

재가연대 한기남 사무처장은 “종단과 대립적이고 정치적이라는 이미지는 실제와는 다르다. 재가연대가 종단사태이후 설립됐지만 정치적인 목적으로 설립된 것이 아니”라며 “재가연대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재가연대에 투영해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한기남 사무처장은 “아마 교단자정센터 활동으로 정치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된다”며 “종단 자정은 누구라도 해야할 문제이며 종단 자체의 자정기능이 원활히 이루어진다면 재가연대가 직접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연 팀장도 “누구에게든 싫은 소리, 아픈 소리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지 않느냐”면서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기 때문에, 또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비판이 있더라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남 사무처장은 “재가연대를 정치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건강한 비판자로서 외호임무에 충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렇다면 재가연대를 이끌고 있는 구성원들이 내부에서 바라보는 재가연대는 어떤 모습일까.

이수연 팀장은 “각 전문기관 체제로 운영되며 재가연대 사무처가 각 기관의 사무를 관리 조율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어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힘들다”며 “각 기관별로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재가연대는 교단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교단 개혁방안을 연구하며, 부정부패 예방 및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교단자정센터와 ‘비전, 리더십, 응용능력을 갖춘 불교인재와 리더의 양성’을 목표로 하는 불교아카데미, 종교로 인한 차별과 인권침해가 더 이상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밖에 (사)밝은세상, 만해NGO교육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만해NGO센터는 교육을 통한 지속가능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하여 활동하는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허브 기능을 담당해 본격적인 NGO전문교육시스템 개발을 앞두고, 이를 진행하기위해 우리나라 NGO 단체 중 최초로 마련된 전용 교육장이다.

이수연 팀장은 “이렇듯 각 기관의 전문활동으로 국내를 벗어나 세계종교운동의 중심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 극복에 중점을 두고 세계에서 참여불교의 흐름을 한국이 주도하는데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기남 사무처장은 “최종적으로는 세계로 활동을 넓혀 가야겠지만 아직은 많은 부분이 국내문제에 국한돼 있다”며 “국내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면서 세계를 향한 준비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남 사무처장은 재가연대 활동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한 처장은 “재가연대가 어렵다고 하면 사람들이 모두 의아해 한다”며 “재가연대 전용회간 마련후 외형적으로 보자면 불교계에서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지만 불교를 벗어나 판단하면 아직은 작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수연 팀장은 “재가연대에서 하는 활동들에 비해 활동가들의 숫자가 턱없이 부족하다. 모두들 2배 3배의 일을 담당하느라 밤낮도 없이 일한다”고 덧붙혔다. 또한 이수연 팀장은 “재가연대 운영은 매달 적자 상황이라 임직원들이 자비를 들여 운영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재가연대는 현재 1000여명의 후원회원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기남 사무처장은 “재가연대가 욕먹는 일을 감수할테니 종단에서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승가자정을 확립하기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수연 팀장은 “타 종교의 교단들은 내부의 자성의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고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데 불교는 개혁의지가 얼마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따금씩 반성의 목소리를 듣는다”며 “아직까지 불교계는 희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가연대는 일부의 평가처럼 정치적 목적으로 운영되는 곳이 아니다. 재가연대 관계자들은 부득이하게 정치적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활동을 할 때도 있지만 재가연대의 이런 모습보다 불교아카데미와 같은 활동에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한다. 불교인재양성이야말로 미래불교의 모습을 결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실례로 불교아카데미는 사찰경영관리자 과정을 통해서는 스님들을 위한 교육도 진행한 바 있으며 마이리더스클럽을 기획해 오피니언리더 양성에 노력하고 있다.

재가연대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화되고, 긍정적으로 보아주기 바란다는 활동가들. 조금은 지치고 힘겹게 보이기도 했지만 그들의 당찬 얼굴에는 불교의 밝은 미래가 깃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