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총무원장 운산 스님이 10월 1일 돌연 사의를 표명한 배경에는 중앙종회와 종단 중진스님들의 강도 높은 자진 사퇴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운산 스님의 사의표명 당일(1일) 오후 종무조정실장 백운 스님은 각 언론사에 지난 9월 21일과 24일 중앙종회 부의장 대은·원봉스님을 비롯해 법규위원장 혜공스님, 고시위원장 운곡스님, 교육위원장 수암스님, 종무조정실장 백운스님(강원교구종무원장), 중앙종회의원 법암·영우스님 등이 운산스님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퇴를 요구했었다는 문건과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발송, 운산 원장의 사의표명이 자의가 아닌 압박에 의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종단 중진 스님들은 사퇴요구서를 통해 사회의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되고 종단에 대한 중도의 불신이 가중되고 지도층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더 이상 종단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가기에는 한계에 이르렀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또 이번 표출된 종단 부채(공금) 부당전용사건은 아무리 선의로 이해하려 하여도 납득이 가지 않는 일로 도저히 용인할 수 없다며 우리의 충언을 묵살하신다면 별도의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며 자진사퇴를 거부할 경우 실력행사를 불사한다는 경고도 운산 원장에 통보했다.
따라서 1일 운산스님이 사의를 표명한 배경에 보우승가회의 의혹제기와 더불어 발생한 종단부채 부당 전용 의혹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보우승가회의 의혹제기와 달리 중진급 스님들의 사퇴압박은 운산 원장의 행보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고, 문제가 확산될 경우 종단의 명예훼손은 물론 내부 분규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사의를 표명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보우승가회는 2일 운산 원장의 내년 3월말 사퇴 표명에 대해 즉각 물러나라는 입장을 담은 성명을 발표해 압박의 강도를 더했다. 이들은 운산 원장이 봉원사 문제와 전승관 문제를 해결하고 6개월 후에 물러나겠다는 발언은 아직도 자신이 아니면 문제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오만함을 드러낸 것이라며 참회와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