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가가 물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불도를 얻고자 한다면 어떤 법을 수행하는 것이 가장 간단하고 긴요합니까?”
달마스님이 대답했다. “오직 마음을 관(觀)하는 한 법이 모든 행(行)을 다 거두어 들이는 것이니, 이 법이 가장 간단하고 요긴한 것이라 하느니라.”
혜가가 다시 물었다. “어째서 한 법이 모든 행을 거두어 들인다고 합니까?”
달마스님이 대답했다. “마음은 모든 것의 근본이므로 모든 현상은 마음에서 일어난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을 알면 만 가지 행이 갖추어지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큰 나무의 가지나 꽃이나 열매는 모두 뿌리가 근본이다. 나무를 가꾸려면 뿌리를 북돋워야 살아날 것이고, 나무를 없애려면 그 뿌리를 베어버리면 반드시 죽게 된다. 그러므로 마음을 알고 도를 닦으면 힘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이룰 것이고, 마음을 알지 못하고 도를 닦으면 힘만 허비할 뿐 아무 이익이 없다. 그러므로 모든 선악이 자기 마음에서 일어남을 알아야 한다. 마음 밖에 따로 구한다면 옳지 않은 것이다.
<달마관심론(達摩觀心論)>은 마음공부의 핵심적 가르침을 담고 있는 초조 달마대사의 어록이다. 따라서 <달마관심론>은 마음공부를 하는 이들이 반드시 공부해야할 대표적인 선어록으로 꼽힌다.
무작정 선방에 앉아서 화두를 참구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요, 공부하는 바른 방법과 이론적 기초가 있어야 한다는 선교겸수의 가풍이 한국 선가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선원의 이름 높은 수좌인 전 고불총림 선원장 일수 스님이 직접 <달마관심론> 강의에 나선다.
서울 도심 속의 정통 참선도량으로 알려진 성북동 법천사 운문선원은 선원장 일수 스님의 강의는 9월 21일부터 매주 일요일 오후 2시 ‘<달마관심론> 법회산림’이란 이름으로 개설된다. 벌써부터 불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번 강의는 법천사에서 참선공부를 하는 기존 재가 선납자 뿐만이 아니라 제대로 된 선공부를 하고자 하는 모든 불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일수스님의 선어록 강의는 ‘전통적 교학불교의 성격을 탈피하고 인간의 평범한 일상생활 속으로 선의 실천을 전개하며, 그 가운데에서 불교의 참된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과정’으로 이전 <혈맥론>강의 때부터 주목을 끌어왔다. 서울에 사는 재가 선수행자들에게 총림 선원장을 역임한 우리나라 선문의 대표적 수좌의 강의는 가뭄에 단비처럼 반가운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인지 <달마관심론> 강의에 대한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는 중이다.
법천사 운문선원장 일수 스님은 이번 강의에 대해 “선불교는 불립문자, 이심전심, 견성성불이라는 잘 알려진 명구들이 그 특징을 대변하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경전을 주석하고 연구하는 관행에서 탈피하여 중국당대에 활약했던 선승들의 선지에 의해 종래의 불교를 선의 실천으로 새롭게 종합한 조사선의 불교사상을 공부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강의는 매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강의 90분, 좌선실수 20분 총 110분의 내용으로 10월 26일까지 이어진다. 모집인원은 선착순 50명. 문의, 02)745-6939. 02)762-2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