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비봉은 진흥왕순수비가 세워져 있는 기괴한 모양의 바위봉우리다. 바람 부는 날이면 사람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험난하다.
맨몸으로 올라가기도 버거운 저 바위 봉우리 위에 거대한 비석을 세웠으니, 당시 민초들의 고초가 이만저만 아니었으리라.
아무려나. 멀리서 바라보는 비봉은 아름답다. 뒷편으로 펼쳐진 광활한 서울 시내와 위로 펼쳐진 하늘이 부쩍 높아졌다.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이다.
서울에서 가을을 만끽하려면 아무래도 북한산을 오르는 편이 좋다. 오르는 길에 절이라도 있으면 들러 부처님께 예배하고, 마당 어딘가에서 졸졸 흐르는 약수 한 그릇 들이키면 몸은 물론 마음마져 상쾌해진다.
북한산의 가을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는 <미디어붓다> 독자들에게 북한산 비봉위로 펼쳐진 서울의 가을하늘을 디카에 낚아채어 보내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