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0대 남성이 조계사에서 광우병대책회의 수배자들을 보호하던 안티이명박카페 회원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3명이 크게 다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오늘(9일) 경찰과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 5분께 서울 종로구 조계사옆 우정국 공원에서 박 아무개(38)씨가 갑자기 흉기를 휘둘러 문 아무개(39)씨와 윤 아무개(31)씨, 김 아무개(38)씨 등 안티이명박카페 회원 3명이 크게 다쳤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김 아무개씨는 한 남성이 시민들에게 다가와 `한우가 미국 쇠고기보다 더 위험하다'며 논쟁을 벌이다 돌아가는 듯하더니 다시 돌아와 흉기를 휘둘렀다고 말했다.

박씨는 조계사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날 만취 상태로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박씨의 흉기에 다친 문씨 등 3명은 조계사에서 농성 중인 '촛불' 수배자들을 지지해 오던 안티이명박카페 회원들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 부근에는 조계사에서 농성 중인 수배자들을 검거하기 위해 사복 경찰들이 배치돼 있었지만 박씨가 워낙 순식간에 범행을 저질러 미처 막지 못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달아나던 박 씨를 안국동 로터리 횡단보도 앞에서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 조계사에서 피신 중인 수배자 중 백은종 안티2MB 부대표는 이날 상황과 관련, “머리에만 칼을 휘두른 점, 말다툼이 일어난지 1∼2분 만에 칼을 들어 범행을 저지른 점에 비추어 살인의도를 가진 준비된 테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측이 밝힌 범행 상황이다.

<조계사 앞 우정국공원 범행 상황>

안티이명박의 명동입구 시민홍보전을 전담하고 있는 3인의 회원들이 다른 3인의 시민들과 함께 앉아 홍보전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는 중에 30대 중후반의 남자가 나타나 광우병 쇠고기 문제로 대화에 끼어들며 한우보다 미국산 쇠고기가 좋다면서 자꾸 시비를 걸어왔다.

이에 ‘친구야놀자’라는 닉네임을 쓰는 회원이 ‘그만 가시라’며 우정국공원 뒤편에서 조계사앞 공원의자가 있는 곳으로 그 남자를 보냈다. 그리고 ‘친구야놀자’회원이 다시 돌아와 자리에 앉기도 전에 양손에 칼 두 자루를 든 30대 중후반의 남자가 다시 나타났고, ‘친구야놀자’가 이를 제지하려고 일어나는 순간 들고 있던 회칼로 오른쪽 머리를 내리쳤고, 이에 닉네임 ‘매국노저격수’가 왜 그러느냐며 일어나는 순간 곧바로 매국노저격수의 뒷머리를 내리쳤다. 이어 자리에 앉아 있던 닉네임 ‘젠틀맨’의 뒷목을 한자루의 칼로 깊숙이 내리쳐 그은 다음에 다른 손의 칼로 쓰러지는 젠틀맨의 이마를 찌른 다음 칼 한 자루를 손에 쥔 채로 안국동 로터리 쪽으로 도주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