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낳은 천재음악가, 세계를 탄복시킨 윤이상의 음악이 펼쳐지는 2008 윤이상 페스티벌이 9월 17일부터 서울, 춘천, 전주, 통영 등 4개 도시에서 열린다.
이번 페스티벌의 타이틀은 표상(表象). 이는 한국현대사의 모든 비극을 관통하는 하나의 대표적 표상으로서의 윤이상을 의미한다.
살아생전에 세계 5대 작곡가로 꼽히던 윤이상은 서양음악의 모든 전통을 완벽하게 흡수한 바탕 위에 동양의 철학적 사상과 국악의 음향을 완벽하게 결합시켜 인류 음악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의 삶은 한국현대사의 불행을 고스란히 재현한 파노라마에 가까웠다. 유럽 음악계에 두각을 나타내던 중 동백림 사건에 휘말려 당시 군사 정권에 의해 납치,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되어 사형구형, 무기징역 선고까지 받았으나, 스트라빈스키, 카라얀, 클렘페러, 리게티, 슈톡하우젠, 아라우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주도한 구명운동으로 석방된 후 독일로 망명했다. 1972년 뮌헨올림픽 개막축하 오페라 <심청>을 비롯 수많은 작품을 통해 전세계에 큰 영향과 명성을 떨쳤으며, 남북화합을 위한 1990년 남북통일 음악제를 주관하는 등 음악을 통한 통일 운동에도 평생을 바쳤지만, 평생의 소원이었던 고향방문과 귀국을 이루지 못하고 1995년 11월 3일 세상을 떠났다.
나는 고통이 있고 부당함이 있는 곳에 음악을 통해 더불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라는 말은 윤이상의 삶과 음악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설명이다. 그는 음악인으로서, 현대를 살아간 한국인으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크나큰 비극을 경험했고, 그 비극을 음악예술로 승화시킨 인물로 평가된다.
이번 페스티벌의 타이틀 ‘표상’은 정치적으로 더 많은 조명을 받았던 윤이상의 삶을 인간적, 음악적으로 되돌아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2008 윤이상 페스티벌은 9월 17일 (수)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9월 19일 (금) 오후 7시 30분 춘천 문화예술회관, 9월 20일 (토) 오후 7시 30분 전주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9월 21일 (일) 오후 5시 통영 시민문화회관에서 개최된다. 지휘는 정치용, 첼로 고봉인, 해설 홍은미, 연주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맡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