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법문은 현각 스님이 8월 17일 불교TV 법당 무상사에서 설법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스님은 봉암사에서 하안거를 마친 직후 17일 오전 10시 30분 무상사에서 ‘회광반조-마음안에 있는 지혜의 빛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법문을 했다. <편집자>

그저께가 광복절이었습니다. 광복절은 빛으로 돌아온다는 말입니다. 어두운 일, 어두운 역사, 어두운 사회에서 다시 빛으로 돌아온다는 중요한 말입니다.

여기에서 빛은 새로움이 아니라 원래 있던 빛을 의미합니다. 이미 있었던 평화, 원리, 진리로 돌아오는 날 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광복절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날입니다.

나는 머리를 깎기 전에도 한국의 광복절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매스컴을 통해 본 광복절은 태극기가 휘날리는 아주 감격스러운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에게는 그런 환희심이 어디 있습니까. (지금 한국에서는) 춤추고 노래하면 교도소로 보내기까지 합니다. 시위를 하고, 운동을 하는 젊은 사람들을 경찰서로 잡아갑니다.

최근 러시아는 그루지아가 자기네 집인양 쳐들어가서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독도문제, 기름값, 물가, 여야갈등 같은 소식들이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박태환의 금메달 획득 같은 소식보다 열배나 더 어두운 소식들이 왔다갔다 합니다.

2002년 월드컵. 그와 같은 환희심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우리는 할 수 있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외쳤는데 그 이후에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그토록 큰 환희심은 느낀 뒤에 우울증에 걸린 것은 그 환희심을 지키지 못해서입니다. 이 세상이 우리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이후에 모든 것은 변하고 변하고 또 변합니다.

“박태환과 같은 훌륭한 수영선수는 처음이야”라고 지금 기뻐하고 있지만,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은 바깥에 있는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눈에서 일어나는 일, 귀에서 일어나는 일, 입에서 일어나는 그런 일들로 인해 변하고, 변하고, 변하면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중생입니다. 생각을 만들고 의지하고 실망하다 보면 결국 고통을 받습니다. 부처님은 생각이 만드는 것을 따라하지 않고 속지 않는 것입니다. 바깥 세상, 그림자 세상에 속지 않는 존재입니다.

불교의 제일 첫 번째 기본 특징은 회광반조(回光反照)입니다. 바깥에 빛나는 빛, 어두운 빛에 자꾸 의지하게 되면 스스로 고통을 만들고 그림자 세상을 만들게 됩니다. 이는 불교와는 다른 세상입니다.

중생들은 항상 바깥에 물질, 음식, 명예, 권력, 사랑, 지위를 잡지 못해 안달합니다. 인간은 그림자를 헤매는 방랑자들입니다.

한순간 내가 돌아오면 부처되는 길이 시작되는데, 습관적으로 바깥으로 헤매고, 그런 문제들을 스스로 잊어버리지 못하고 슬프게 살아갑니다.

무한하고 완벽한 자신에게 돌아가야만 인간은 그 순간 부처가 되고 참다운 인간이 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이 깨달으시는 순간 첫 말씀이 “그렇다.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일이다. 중생들이 모두 이런 일이 몰두하고 있구나. 그러나 부족한 것은 하나도 없다. 이 모든 것이 완벽하다. 그런데 자신이 모르니까 이 세상을 방랑자처럼 살아가고 있구나.”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불교는 맹목적인 종교가 아닙니다. 이미 인간들이 완벽한데 스스로 고통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불교의 열쇠는 회광반조입니다.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제가 존경하는 소백산의 한 수행자는 회광반조를 come back 사상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늘 헐떡거리면서 살아가는 인간들. 참다운 나의 고향 나의 진리는 어디란 말입니까.

아무리 우리가 좋은 일, 나쁜 일을 하더라도 그 자리는 아무도 변경할 수 없습니다. 텅 빈 하늘처럼 허전합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신 천상천하 유아독존과 예수님이 말씀하신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는 것은 똑같은 이야기, 같은 포인트를 지칭하고 있습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수천억 우주보다도 중요한 한 가지는 바로 나라는 것을 뜻합니다. 여기에서 나는 에고적인 나가 아니라 참다운 나입니다.

생각으로 만들어진 슬픈 나가 아닌 참나입니다.

예수님은 똑같은 이야기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생각에만 의지해서 변하고 변하고 또 변합니다. 많은 종교인들이 예수님의 말을 잘못 이해해서 잘못된 짓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놀라운 자리까지 우리를 인도해 주었습니다. 예수님의 그 말씀은 참나를 찾는 일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은 짧은 생애동안 부처님만큼 큰 열쇠를 주셨습니다. 그것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너희들이 참나를 찾으면 Game Over”.

촛불시위에 등장하는 촛불은 작은 빛입니다. 그러나 우리 내부에는 어마어마한 빛이 있습니다.

참다운 시위는 길거리에서 원수를 만들고 갈등하는 것이 아닙니다. 참다운 하나가 될 수 있는, 우주와 하나가 될 수 있는 운동을 해야 힘이 생입니다.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통찰력을 일깨워 준 뇌졸중(My Stroke of Insight)』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하버드대에서 뇌 연구를 하고 있던 테일러라는 학자는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인 37살 때 어느날 아침 자기 눈과 귀의 기능이 떨어졌다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자신이 배운 의학지식으로 그녀는 자신이 뇌졸중에 걸렸음을 알아챘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뇌졸중을 통해 자신을 괴롭히던 일상의 모든 걱정거리들이 사라지고, 자신이 이미 완벽한 상태임을 깨달았습니다. 열반을 경험한 것입니다. 그에게 모든 세계와 피조물들은 희미하게 빛나는 장엄한 에너지 장의 일부였습니다.

그녀는 “내 지각력은 더 이상 피부가 공기가 갈라지는 물리적 경계라는 한계 내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녀는 이런 경험을 『통찰력을 일깨워 준 뇌졸중(My Stroke of Insight)』이라는 수기 형태의 책으로 펴냈습니다.

그녀는 뇌졸중을 통해 회광반조를 할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모든 것을 갖춘 완전한 존재입니다. 여러분들, 광복절을 맞아 바깥의 빛만이 아니라 내 안의 빛을 발견할 수 있는 회광반조를 다시 한번 되새기며 모두 자신의 주인이 되시길 바랍니다.

정리=탁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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