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관 총무원장이 이건무 문화재청에게 연등축제의 무형문화재 지정 검토를 공식 요청한 가운데 4월 18일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행사기획단 주관으로 연등제의 역사와 전통을 학술적으로 조명하는 토론회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에서 열렸다.

이날 학술토론회의 핵심적 안건은 연등제가 삼국시대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불교의 고유한 전통문화인가 아니면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영향을 받은 행사인가를 가늠하는 문제.

이날 ‘일제강점기 연등제 고찰’이라는 제목의 발제를 한 미등 스님(불교의례연구소 소장·조계종 총무원 기획국장)은 “일제강점기에는 공동체 놀이나 풍속이 금지되거나 변질되는 시대적 아픔을 겪은 시기”라며 “이런 이유로 이 시대 연등놀이에 대해 일제의 풍속으로 해석하거나, 나아가 같은 관점에서 오늘날까지 전승되어오는 연등제를 일제 풍속의 잔영으로 해석하는 연구자도 있다”고 우려했다.

편무영과 진철승 등 일부 학자의 견해를 연등제에 대한 왜곡된 해석의 예로 제시한 미등 스님은 “특히 연등관련 풍속 삼국시대와 고려,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변화해온 특징이 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민간세시의 상원연등에서 사월초파일 풍속으로 변화하며 연등회에 점차 불교의 종교적 색채가 더해지는 점을 관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또 “전통문화는 한 순간에 없어지거나 생겨나는 것이 아니고, 전승되는 가운데 시대적 사회적 배경을 반영하며 변화 또는 재창조의 생명력을 갖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님은 결론적으로 “일제에 의해 연등제의 외형적 모습에 변형을 가했지만 민간에 의한 연등제의 전통적 풍속은 전승되어 온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날 연등제 관련 첫 본격적인 학술토론회에는 전경욱 고려대 교수의 ‘연등의 기원과 역사적 전개양상’, 김명자 안동대 교수의 ‘세시풍속으로서의 연등회와 관등놀이’의 주제발표가 있었다.